원형의 문신

바람과 바람으로
우리가 빚은 도자기를
사랑이라 불렀어요

사라질까 놓칠까
두렵기만 했던 꽃잎들을
행복이라 여겼어요

사랑을 구워내던
그 언덕 너머로
슬픈 낙엽들이 뒹굴고
가을바람이 불면
우리는 또 기억할 거예요

아주 먼 곳에
아무도 없는 그곳에
두 이름을 새긴
원형의 그릇을
감춰 놓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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