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강가에서>

 

 

사랑이 강물처럼 다가온다

그 앞에 네가 서 있다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우리는

옷을 벗지 못한다

순수의 욕망이 몸부림치면

갈대의 그림자를 밟는다

 

다시 옷깃이 스칠 때

가벼운 입맞춤을 한다

너의 이름도 잊은 채

강가에서 맴도는 작은 미소

 

그래도 마주치는 눈빛

물안개 위로 피어오르는

차가운 촉감을 느끼며

달빛에 기대어 잠이 든다

 

<後記>

사랑 때문에 아팠다

너 때문은 아니다

 

욕망을 벗어나지 못하는 사랑은

언제나 치졸한 유희다

 

너의 살속을 파고들면서도

나는 달빛을 따라 걷는다

 

겨울 밤이 차다

너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는

불쌍한 존재는

시지프스를 따라 오른다

언덕 위에 너의 그림자가 보인다

 

* 겨울을 보내는 시간

낯선 오후의 정겨운 풍경을 보며

너와 진한 커피를 마신다.

 

창밖으로 웅크리고 있는 겨울을 본다.

 

커피를 마시며 시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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