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운명 (85)

옥자씨가 사랑하게 된 교수는 강철민이었다. 강교수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강의하고 있었다. 그는 미국에서 오래 생활을 하다가 한국에 와서 한 동안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가 마침내 지방 도시에 와서 교수가 되었다. 워낙 소신이 강하고, 자기 주장이 강해서 학교 재단측과 싸움이 많았다.

매우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를 열심히 해서, 대학교를 졸업했는데 유학갈 돈은 없는 처지였다. 그때 어느 부잣잡 외동딸이 나타났다. 그녀는 공부를 싫어해서 고등학교때부터 늘 꼴찌를 맡아놓은 주인공이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강교수를 만나서 사랑에 빠지게 되었는데, 공부를 잘하는 머리좋은 강교수에게 모든 것을 바치게 되었다. 그래서 그 집에서는 강교수를 사위 삼고 많은 돈을 들여 강교수 부부를 미국으로 보냈다.

처음에는 괜찮았는데, 시간이 가면서 강교수는 박사학위까지 취득하게 되자, 교만해졌고, 자기 부인을 지적으로 무시했다. 늘 와이프가 머리가 나쁘고, 공부는 못했고, 노는 것만 잘한다고 비아냥거렸다.

강교수는 시도 독일어로 된 시를 읽고 있었다. 음악도 클래식을 주로 듣고, 오페라나 클래식 콘서트를 주도 다녔다. 그런데 부인은 한글로 된 시도 읽지 않고, 음악은 주고 70-80음악에 빠졌있었다. 오페라나 클래식 콘서트 대신 한국에서 대흥행을 이루는 영화를 주로 보았다.

몇백만명의 관객을 끌어들이는 히트작은 민희가 보지 않은 것은 없었다. 강교수가 싫어하는데도, 민희는 옆에서 자기 친구들에게 최근에 본 한국 영화의 스토리를 알려주면서 꼭 가서 보아야 한다고 선전을 하고 있었다. 언젠가 강교수도 마지 못해 한번 끌려가보았는데, 상영 도중 내내 눈을 감고 자다가 나왔다.

주인공 이름도 하나도 알 수 없고, 그들이 극중에서 하는 말이 도대체 어느 나라 말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스토리도 뻔하고, 대사도 유치했다. 그걸 진지하게 잠시도 한눈 팔지 않고, 재미 있다고, 어떤 철학적 의미가 있다고 쳐다보고 있는 민희를 비롯한 젊은 남녀 쌍쌍의 모습을 보니 정말 한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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