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앞에서>
봄날을 느끼는 시간
기타 소리가 들린다
내 마음을 어디론가 끌고간다
눈을 감고
따뜻한 감촉을 느끼며
어디론가 날아오른다
내려다보면 구름이 있다
뭉게구름이 퍼져
바다처럼 보인다
조용히 아주 조용히
너를 안는다
사랑을 내려놓으면
저 아래 천길로 떨어질 것이다
사랑은 바람처럼 사라졌다
꿈을 꾸었던 것일까
빈손에 남겨진 편지는
알 수 없는 언어로
의미 없는 허망함을 토해냈다
아무리 사랑했어도
그토록 낯선 곳에서
거친 사랑을 울부짖었어도
삶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사랑은
아주 초라한 모습으로
얼어붙은 호수 위에서
눈사람으로 전락했다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눈물로 맺혀진 고드름 앞에서
시린 손이 손사래를 친다
너의 그림자로 덮힌 햇살이
곧 앞산의 아지랑이를 뚫고 나와
나의 가슴을 감쌀 것이다
그리움은 그리움으로만 남는다
강물은 강물로만 흐른다
좁혀지지 않았던
너와 나의 간격
그곳에 얼어붙은 동토가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