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걷고 있었다
아무도 없는 도심의 아스팔트 위를
맨발이었기에 군살은 배기고
때론 아프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다
우연히 만난 너는
어두움속의 작은 빛
그래서 우리는 촛불을 켜고
동행하기로 했다
만남이 숙명이 되기에는
우연이 진실에 이르기에는
너무 많은 덫이 있다
둘이 넘어야 할 강물 앞에서
우리는 절망한다
아직 정이라는 배에 오르지는 못한 것일까
머무적거리는 시간에
배는 떠나고
곧 배는 뒤집혀 가라앉는다
사랑의 불씨는 꺼져가고
사랑의 환상은 가라앉고
다시 갈라서는 두 그림자는
차가운 현실로 돌아간다
어두워진 광장에는
삶의 노예들만 남아
촛불이 꺼지기만을 기다린다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검소한 결혼식 (0) | 2021.02.11 |
---|---|
사기꾼의 천국, 대한민국! (0) | 2021.02.11 |
생의 한가운데 줄거리 (0) | 2021.02.11 |
작은 운명 (30) (0) | 2021.02.11 |
정말 살기 어려운 세상 (0) | 2021.0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