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물들어가는 것

사람 사이의 관계는 단편적으로 말할 수 없다. 무엇이 옳은지, 무엇이 그른지 단정하기 어렵다. 인간의 감성은 이성과 달라서 매우 불합리하다. 그냥 좋으면 좋은 것이고, 그냥 싫으면 싫은 것이기 때문이다. 마음에 든다고 하는 것은 그만큼 주관적이다.

서로 잘 맞추어 보려고 하지만 맞지 않는 것을 어찌하랴? 애써 맞추려고 하는 것 자체가 고통이다. 스트레스다. 그냥 자연스럽게 맞는 사람을 선택하라.

<나는 바로 지금 비디가 아니라 에스텔러가 내 곁에 있다면 에스텔러가 나를 얼마나 비참하게 만들 것인가를 생각해 보았다. 물론 나는 그녀가 나를 비참하게 했을 것임을 인정한다. 나는 내 자신에게 말했다. “핍, 넌 정말 바보 멍청이야!”

비디와 나는 산책을 하며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다. 비디의 말이 모두 옳은 것 같았다. 비디는 결코 내 마음을 아프게 하거나 행동하는 일은 없었다. 오늘은 비디처럼 행동하고, 내일은 다른 사람처럼 행동하는 일은 없었다.

그녀가 나를 괴롭혔다면 그녀 자신이 더 고통을 겪었을 것이다. 그녀는 내 가슴보다는 차라리 자기 가슴을 아프게 하는 그런 여자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나는 두 여자 중에서 내게 고통을 주는 여자를 더 좋아하는 것일까?>
- 위대한 유산, 찰스 디킨스 지음, 김태희 옮김, 161쪽에서 -

무조건 자신에게 잘 해주는 사람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사랑은 지극히 상대적이며, 그런 의미에서 지독한 모순을 가지고 있다. 자신에게 고통을 주는 사람에게 마음이 가는 것은 얼마나 이상한 일인가?

두 가지 얼굴을 가진 사람, 성격이 수시로 변하고 달라지는 변덕스러운 사람은 상대방을 매우 피곤하게 한다. 그것은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는 것이다. 사랑은 그래서는 안 된다. 사랑은 오직 상대방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배려가 전제되어야 한다.

사랑은 상대방이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의 성격, 그의 표정, 그의 색깔을 모두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사랑은 결국 내가 너에게 물들어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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