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가에서>


조용한 봄날의 햇살 아래서
강가에 누워 나무를 본다

부드러운 물결처럼
너의 안으로 파고들어간다

연한 음성이 낚시로 올려지는
시어(詩魚)처럼 품안으로 들어온다

아주 멀리 던진 창
아주 높이 쏜 화살
서로의 가슴에 박혀
그 자리에 정지한 시간
우리는 하나가 된다

갑자기 비가 내린다
목련이 버려진 속옷처럼
처량한 신음소리를 낸다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낯선 도시의 소음을 따라
사랑의 밧줄은 퇴색되고
너는 짙은 그림자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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