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새
봄날이 천천히 아주 천천히
강을 따라 걷고 있어
안개처럼 연한 그리움이
강가에서 걸음을 멈추게 하는 거야
홍매화가 핀 곳에서
너의 이름을 어루만지고
꽃향기에 취해
너의 미소를 떠올리는 시간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어
너를 생각하면 할수록
가슴이 아파오는 건
눈물이 흐르는 건
봄내음 때문인 거야
정이 살속을 파고들어서 그래
목련꽃 아래서
너의 편지를 읽었어
사랑한다는 말을 없었지만
미워한다는 말도 없었어
작은 새가 풀밭에서
거친 날개짓을 하고 있어
네가 사랑을 거부할 때
신음소리가 울려퍼진 후
새는 먼 곳으로 날아가버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