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는다는 건

아주 오랫동안 좋아했다
너의 미소 때문에 꽃이 피고
너의 눈물 때문에 꽃이 졌다

꽤 많은 시간 동행했다
먼 길을 걸으면서
서로의 가슴을 쓰다듬었다
서로의 마음을 안아주었다

언젠가부터 느꼈다
네가 떠났다는 걸
네가 그 자리에 없다는 걸
낙엽이 떨어지면서 겨울이 왔다

잊는다는 건
잊혀지는 것보다 힘든 거야
망각한다는 건
상실보다 더 아픈 거야

눈이 부신 벚꽃 아래서
너의 허상이 부서지고
비에 젖은 목련을 따라
너의 음성이 흐를 때
가슴이 찢어지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
봄날의 아픔을 강물에 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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