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 꽃
눈이 부시도록 하얀 벚꽃
눈물에 젖은 꽃잎들을
가슴에 품고
밤이 새도록 말리고 있다
왜 그렇게
목이 터지도록 외쳤던 것일까
타지 않는 불꽃 앞에서
무엇을 잠재우려 했던가
오랫동안
너에게 물이 들어
같은 자리에 서있었다
붉게 붉은 색으로
하얗게 하얀 색으로
가슴에서 가슴으로
열병처럼 쓰러져갔던
젊은 날의 사랑의 상처
술에 취했던 것일까
꿈을 꾸었던 것일까
너는 나뭇가지에 누워
꽃잎에 포개져있다
그곳에 다가가던 나는
광풍에 비틀거리고
입안에 가득 꽃잎을 머금고 있다
곧 봄비가 내리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