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새

어느 봄날
작은 새 한 마리가 앉았다
호숫가 풀밭에서
너는 연한 눈빛을 던졌다

너를 따라 나선 길에
물안개가 피었다
튤립 모양의 둥지를 만들고
그곳에 내 마음을 깔아놓았다

왜 이렇게 포근할까
밤이 깊어도
별빛이 비취고
달빛에 물들은 두 가슴이 뜨거웠다

계절이 바뀐다고 가는 건 아냐
보금자리는 그대로 제 자리에 있어
잠깐 잠이 들었을 뿐야
너는 더 이상 날지 못할 거야
내가 대신 날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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