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과 관련된 상담을 많이 하고 있다. 그러고 보면 주변에 부부관계가 나빠져서 갈라서려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다.
이혼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정상적인 부부가 아닌 상태가 된 경우도 많다. 아뭏튼 이제는 부부관계가 예전 같지 않고, 그 갈등을 치유하기도 어렵고, 이상적인 잉꼬부부로 살기는 매우 어려운 세상이 된 것 같이 느껴진다.
그 이유는 무얼까? 남자와 여자의 사고나 행동양식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시대적 추세를 따라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시부모나 친정부모들이 이러한 젊은이들의 사고변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부부관계를 나쁘게 만드는 경우도 있어 보인다.
물질만능의 사회분위기에서 정신적인 가치는 퇴락하고, 돈 없이는 행복도 없다는 등식이 보편화되고 있는 점도 한몫 거드는 것이다.
힘들어도 참고 사는 예전의 분위기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리고 종래 이혼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풍토에서 결혼의 구속력이 유지되었으나, 이제는 이혼한 전력이 크게 부끄러운 것도 아닌 담담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도 늘어나고 있다.
함께 살기 어려운 사람과 고통을 받으면서 사느니 차라리 혼자 사는 게 나을 것이라는 판단도 쉽게 한다. 주변에서의 충고도 그런 방향이다.
그러나 막상 이혼을 하고 나면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어 보인다. 그리고 이혼과정은 너무나 비인간적이다. 물질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이혼상담과정에서 나는 가끔 인간적인 비애를 느낀다. 일단 이혼하려고 마음 먹으면 상대방의 잘못만 눈에 보인다. 그동안 함께 고생하고 사랑했고, 잘 해주었던 부분은 다 잊어버린다.
서운하고, 잘해주었던 부분은 모두 그 가치나 노고를 깍아내린다. 원수가 되어 버려 아무 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소송이 시작되면 서로가 상대방의 잘못한 부분만 장문의 글로 적어 법원에 낸다. 그렇게 나쁜 사람과 어떻게 살았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리고 대부분 돈이 문제다. 재산분할이 가장 큰 문제다. 결혼할 때 가지고 왔던 고유재산은 분할대상이 안 된다. 결혼 이후 증가한 재산을 어떻게 나누느냐가 문제다. 특히 부부간에 믿고 상대방에게 모든 재산명의를 넘겨 놓은 경우는 더욱 큰 문제다. 알거지가 되어 내쫓길 수가 있다.
이혼할 때는 상대방에게 재산을 나누어 주는 것이 그렇게 아깝게 느껴지는 모양이다. 자식이 있어도 별다른 차이가 없다. 헤어지면 그렇게 남남이 되는 건지 이해가 안간다. 부부간의 재산문제, 재산분할, 재산관리에 관하여 합리적인 법적 기준을 상세하게 만들어 시행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무조건 믿고 생각 없이 살다가 나중에 경제적으로 아무 것도 받지 못하고 헤어지게 되면 큰 문제니까. 결혼 전부터 재산 문제에 관한 논의를 하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