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퇴근 시간에는 사무실로 교수님 두 분이 방문하셨다. 함께 부근에 있는 남도미락 식당으로 갔다. 정식 코스에 나오는 음식 메뉴들이 모두 맛이 있었다. 독특한 음식도 많았다. 술을 많이 마셨다. 소주와 맥주를 마셨다. 한동안 술이 약해졌었는데, 최근 몇 달 동안 등산을 열심히 해서 그런지 술이 조금 세졌다.

 

교수님들과 헤어진 다음 대전에서 올라온 친구 일행을 만나 신사촌이라는 고기집에 갔다. 돼지불갈비를 모처럼 먹었다. 맛이 좋았다. 곁들어 소주를 마셨다. 오래 된 친구는 항상 마음이 편하다. 밤 늦게 헤어졌다.

 

오늘은 추석 연휴 전날이다. 예전 같으면 몹시 들떠있을텐데 이제는 별로 그렇지 않다. 감성이 둔해진 것이다. 사람들은 많이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 퇴근 후 여의도에 갔다가 돌아왔다.

 

라디오에서 좋은 팝송이 나온다.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는다. 나를 돌아볼 시간을 필요로 한다. 바쁜 일상의 생활 속에서 내가 걸어가고 있는 이 길이 과연 올바른 길인지 되물어 보아야 한다. 너무 이기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닌지? 주변 사람들에게 아무 도움도 되지 않고 있는 것이 아닌지?

 

그런 의미에서 블로그는 매우 중요하다. 하루 한 번 잠시라도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나는 조용한 시간을 갖는다. 그때는 일에서 벗어나 삶의 본질적인 면을 생각하게 된다. 내 생활과 내 생각, 느꼈던 감정들을 적어놓음으로써 반성도 하게 된다. 그리고 먼 훗날 자꾸 기억력이 흐려지는 나를 위해 추억을 쌓아놓은 창고의 역할도 한다.

 

일에 바빠, 아니 일을 너무 많이 벌려 놓아 인간적인 삶에서 멀어져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다. 추석이 지나면 기계적인 일상의 생활에서 벗어나 낭만적인 일탈을 해 보아야겠다.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석 명절  (0) 2005.09.18
오래된 명화  (0) 2005.09.18
때론 침묵하라  (0) 2005.09.14
가을비를 맞으며  (0) 2005.09.13
잠 못이루는 서울의 밤  (0) 2005.09.1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