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10시 반경에 주은이를 데려다 주러 양재동에 갔다. 용평에 놀러간다고 한다. 양재동에 내려 주고 돌아오는 길에 가락시장에 들렀다. 모처럼 가보는 곳이다. 차를 세워 놓고, 수산물시장에 갔다. 조용하게 구경을 하고 싶은데 상인들이 자꾸 말을 걸고 물건을 사라고 권유한다. 그게 피곤했다.
한쪽에서는 여러 사람들이 앉아서 생선을 다듬고 있었다. 홍어삭힌 것을 사려고 하니 대부분 칠레산이라고 한다. 국내산 홍어는 매우 비싸다고 한다. 홍어 파는 사람은 내가 사려고 하는 게 칠레산이라고 솔직하게 이야기 해주었다. 5천원 어치만 달라고 하니 포장해 준다.
꽃게를 몇 마리 샀다. 1킬로그램에 3만원이라고 한다. 2킬로그램을 샀다. 5마리다. 게를 신문지에 싸서 다시 비닐봉지에 넣어 주었다. 차 뒤에 놓았는데 한참 오다 보니 게가 살아서 움직이고 있었다. 게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비닐봉지가 바스락거려 이상하게 생각했다. 살아있는 생물이란 그런 것이다.
인간이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아있는 게를 맛있게 먹자고 살아있는 상태에서 가지고 다니는 것이었다. 게는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오후 5시반경에 검단산 등산을 갔다. 어두워지는 산을 올라가는 것도 좋았다. 부지런히 올라갔다가 내려왔다. 산 위에 올라가 앉아 있으니 바람이 차가웠다. 벌써 10월이 돼서 그런지 산에서는 쌀쌀했다. 오래 앉아 있기가 곤란했다.
산 속은 갑자기 캄캄해진다. 후랫쉬를 켜고 내려왔다. 등신로 입구에서 호떡을 파는 부부가 있다. 지난 번에도 그랬는데 그 시간에 기다리는 사람들이 몇 사람이나 있었다. 호떡은 2개에 천원이다. 호떡을 사가지고 맛있게 먹었다.
미사리 경정장 뒤 둑방에 갔다가 날씨가 쌀쌀해 그냥 돌아왔다. 오다가 미사리 섬 안에 있는 가야공원이라는 고기집에서 돼지갈비를 먹었다. 막걸리가 먹고 싶어서 슈퍼에서 한병을 샀다. 장수막걸리다. 실외에 앉아 불을 펴놓고 식사를 했다. 바깥에 날씨가 쌀쌀해서 오래 앉아 있을 수 없었다. 가야공원 고기집은 벌써 10년이나 됐다고 한다.
10월은 9월과 완연히 다르다. 한국의 가을은 정말 짧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