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풀, 가을꽃
가을사랑
간밤에도 모기들이 극성을 부렸다. 어디로 들어오는지 알 수도 없다. 방충망은 제대로 되어 있는데, 모기는 항상 들어온다. 몸에 나쁘다고 해서 전자매트나 모기향을 사용하지 않으니 끊임없이 모기에게 물리게 된다.
제일 고약한 건 한참 자는데 잠을 깨게 만드는 것이다. 모기를 잡고 다시 잠에 들려고 하면 또 모기 때문에 잠을 설치게 된다. 한번 물려놓으면 며칠씩 빨갛게 상처가 남아 있다. 모기란 신기하기도 하다. 그 넓은 공간에서 어떻게 사람이 자는 곳을 용케 찾아와서 그것도 연한 부분의 살만 문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모기는 참 신비스러운 곤충이다. 그 작은 몸에 날 수 있는 장치가 되어 있고, 또 사람의 몸을 찾아 피를 빨아먹고 위험을 느끼면 신속하게 도망가 숨을 수 있다. 그런 능력을 갖춘 로봇을 과연 인간이 만들 수 있을까? 그것도 순식간에 대량생산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 모기에 대한 신비스러움 때문에 약간 물려서 내가 고통을 받는 것은 그냥 재미로 넘길 수도 있다.
오전 10시 반경 차를 몰고 드라이브를 갔다. 하남시로 해서 팔당대교를 건넜다. 팔당대교를 건너니 미사리 맞은 편 강변 아파트들이 나왔다. 강변이라 꽤 시끄러울 것 같았다. 그래도 강변의 좋은 전망 때문에 찾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마석에 가보려고 했다. 남양주로 들어가서 춘천 방향으로 갔다. 차가 막혀 안되겠다 싶어 방향을 돌려 일동 쪽으로 갔으나 그곳도 막혔다. 그래서 돌아왔다.
미사리 섬으로 들어가 바람을 쐬었다. 강변에 풀들이 그 안에 아기자기한 꽃들을 많이 피워놓고 있었다. 예쁜 나비들도 몇 마리 보였다. 꾸미지 않은 자연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강변에는 신랑과 신부가 기념찰영을 하고 있었다. 인생을 새출발하는 그들에게 행운이 있기를 마음속으로 기원했다.
아주 가는 빗방물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돌아왔다. 동네 미용실에 갔다. 초희라는 이름의 미용실은 주인 미용사 혼자서 하는 작은 곳이다. 상일동으로 이사를 와서 벌써 7년째 단골로 다니는 곳이다. 간단히 머리를 컷트하는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