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겨울바람이 차다. 겨울은 삭막할 뿐 아니라, 춥기까지 하다. 그래서 겨울이다.
예전에는 겨울이 아주 추웠다. 그래서 견디기 어려웠다. 밖에 한번 나갔다 오려면 아주 큰 마음을 먹어야 했다. 어렸을 땐 겨울에 밖에 나가 놀기를 좋아했다. 얼음도 지치고, 연탄재로 싸움도 하고, 눈이 오면 강아지처럼 뛰어 놀았다.
그러나 크면서 겨울에는 밖에 나가기를 싫어했다. 동네에서 밤에 군것질을 하기 위해 구멍가게에서 건빵을 사러가는 것도 형제간에 서로 미루고 안가려고 했던 기억이 난다.
겨울에 동치미를 꺼내 먹던 기억도 새롭다. 겨울밤에 해인사 길상암에서 밖에 나가 별을 쳐다보던 생각이 난다. 캄캄한 밤에 별빛만 밝게 비추던 그 시절에 나는 아주 단순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수요일 오전에는 J 신문사에 가서 회의를 했다. 임원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고 돌아왔다. 저녁에는 동네 태풍이라는 식당에서, 성지테니스장 한우리회 회원들의 송년회를 했다. 내가 2006년도 회장이 되었다. 별로 감투를 쓰고 싶지 않은 성격인데, 회원들이 내가 회장을 할 차례라고 자꾸 그러니 거절할 수 없었다. 그래서 회장이 되었다. 내가 한턱을 낸다고 해서 호프집까지 갔다.
12월 8일 밤 12시에 MBC 100분토론에 참석했다. 검경수사권조정 논란이라는 주제였다. 열린우리당의 문병호 의원, 한나라당의 김재경 의원, 민주당의 이상열 의원, 김희수 변호사 등과 함께 토론을 했다. 손석희 아나운서는 독감 때문에 참석을 못하고 다른 아나운서가 대신 했다. 집에 돌아오니 새벽 3시가 다 되었다.
금요일인 12월 9일에는 하이야트 부근에 가서 점심식사를 했다. 2시부터 7시반까지 H 씨의 일 때문에 함께 있었다.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시간들이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작은 서초동의 풍경이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고 있었다. 박 회장과 함께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늦게까지 있었다.
토요일에는 한 주일 동안의 일들 때문에 지쳤던지 그냥 누워서 빈둥빈둥하다가 오후에 차를 타고 포천으로 갔다. 화현면까지 갔다가 어두워서 돌아왔다. 일부 길에는 눈이 그대로 쌓여 있었다. 운악산 옆 길은 눈 때문에 더 이상 내려갈 수가 없었다.
겨울에는 무언가 마음 속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기 위한 침묵을 해야 한다.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때다. 겨울은 우리에게 그런 잉태를 강요한다. 새 봄에 선보일 그 무언가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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