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멀었다.

 

길은 어디든지 통한다. 길을 따라 가고 있으면, 길의 진정한 의미를 모른다. 돌아보는 시간에 진정한 길의 의미가 나타난다.

 

지나간 시간은 꿈 같다. 어제 하루 종일 있었던 일들이 오래 된 꿈만 같다. 꿈을 꾸면서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수요일 밤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몸은 무척이나 피곤하고 무거웠다. 그런데 목요일 나는 먼길을 다녀와야했다. 그건 내가 마음대로 정한 것이 아니다. 불가피한 일이었다.

 

가까운 지인이 모친상을 당했다. 갑작스러운 일이다. 그래서 나는 문상을 가야했다.

 

오후 4시 30분경 서초동을 출발했다. 차를 운전하고, 고속도로를 탔다. 겨울이라 곧 어두워졌다. 달리는 도로 주변에 어둠이 깔리고 산들이 밤의 여행을 시작하고 있었다. 가끔 눈이 남아 있는 정겨움도 보여주고 있었다. 뽀빠이 이상용의 테이프를 2개 샀다. 최근에 새로 나온 것이었다. 그의 재치있는 유머감각에 새삼 놀랐다. 2개를 거의 다 들었다.

 

유성에 도착하니 6시가 조금 넘었다. 유성호텔에 차를 세우고, 1층에 있는 뷔페식당에 갔다. L 사장을 만나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그리고 L 사장의 차에 옮겨 타고 대전진주간고속도로를 탔다. 비가 계속해서 내리고 있었다. 길을 알려준 사람이 잘못 어드바이스를 해주는 바람에 함양에서 나가야 하는데, 장수 IC 에서 나가 국도를 탔다. 그래서 시간이 많이 걸렸다. 구례는 참 멀었다. 그러니까 1997년 11월에도 그의 부친상 때 갔었는데, 이번이 두번째다.

 

구례병원에 가서 문상을 하고, 11시가 넘어 구례를 출발했다. 올때는 남원을 거쳐 전주, 익산쪽으로 해서 호남고속도로를 탔다. 다시 유성호텔로 돌아와 내 차를 가지고 서울로 올라왔다. 집에 도착하니 새벽 3시 반이 되었다. 

 

빗길을 시속 100킬로미터로 달리는 건 매우 위험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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