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은 참 간사하다. 눈앞에 보이는 이익만을 바라보게 된다. 내 손에 작은 가시만 박혀도 다른 사람의 허리가 부러진 통증보다 더 심각하게 느끼게 된다.
때로 사람들 사이에 커다란 간극을 느껴본다. 전혀 다른 공간에서 살고 있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서로의 가치관이 다르고, 취미가 다르면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가까워질 수도 없다. 물과 기름이 함께 어우러지지 못하는 것과 같다.
주위에는 오로지 돈과 물질만을 추구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자신의 쾌락과 이익만을 위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과의 대화가 매우 공허함을 느끼게 된다.
세상 분위기가 이런데 혼자서 고상하게 살려고 하면 적응하지 못하고 외톨이가 된다. 심한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자칫 잘못하면 우울증에 빠질 수 있다.
점심시간에는 구수회 모임에 갔다. K 씨, 문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5시에 부동산회의를 했다.
저녁에는 미사리 둑방을 걸었다. 미사리 경정장 뒷편에 강변을 따라 만들어놓은 둑방길은 정말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대로변에서 많이 떨어져 있어 공기가 맑고 좋다. 대로변과 한강 사이에 경정장이 있기 때문이다.
미사리 안에도 허클베리핀과 리버라는 카페가 있다. 강변에 있는 조용한 카페다. 내가 둑방을 걸을 때는 그 카페 부근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산책을 할 때 오가며 자주 보는 카페들이다.
대략 왕복 7킬로미터 정도를 걷고 돌아온다. 차를 타고 나오다가 문득 카페에 가서 음악을 듣고 싶어졌다. 그래서 로마(ROME)카페에 갔다. 2층으로 되어 있는 로마카페는 노래하는 가수들의 무대가 높이 올라가 1층에서는 위를 쳐다보고 보아야 한다.
라이브카페이기 때문에 매 시간마다 처음 30분 정도 가수들이 출연하다. 나는 의자에 비스듬히 기대고 음악을 들었다. 출연한 가수들이 유명하다는데 이름은 잘 모르겠다. 이덕진 가수도 나로서는 처음 들어본다. 내가 아는 가수들은 모두 옛날 가수들뿐이다. 젊은 가수들을 잘 모르니 세상이 변하는 흐름을 못 따라가는 것이다.
카페 안에는 손님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불경기라 그런지 아니면 미사리 카페촌의 인기가 떨어졌는지 모르겠다. 내가 살고 있는 동네라 손님들이 많았으면 좋겠는데 안타깝다.
내부 시설을 잘 해놓았고, 음악도 좋았다. 1시간 정도 음악을 듣다가 밖으로 나왔다. 한강이 보이고, 강 건너 덕소에는 아파트 불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웬지 달은 보이지 않았다. 멀리서 별 하나만 보였다. 별이 무척 외로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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