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에는 잠자리들이 많이 날고 있었다. 아직은 뿌연 강물이 장마가 지나갔음을 색깔로 보여주고 있었다. 해가 진 다음 미사리 둑방길을 걸었다. 어둠이 깃들면서 잠자리들은 무엇 때문인지 조용히 있지 못하고 서성대고 있었다. 잠자리를 보면, 비행기 생각이 난다. 그 형상이 마치 비행기와 흡사하다. 두 날개하며 나는 모습이 비행기 같다.
잠자리는 언제 보아도 은은하다. 나비와 다르고, 꽃과 또 다르다. 너무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사랑스럽다. 그 내면에 무언가 가득 채우고 있는 듯하다. 잠자리는 날아다니는 존재 중에서 사람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다. 나비는 꽃 주변만을 맴돌지만, 나비는 사람 주변에 떠다닌다. 어릴 때 잠자리채로 손에 많이 넣어보기도 했던 기억 때문일까? 방학 때면 잠자리채를 들고 풀밭을 쏘아다녔다. 예쁜 잠자리는 우리들 손에서 멀리 떨어져 높이 날고 있었다.
팔당대교 밑에 있는 털보집으로 갔다. 장어와 쏘가리매운탕으로 식사를 했다. 강물을 바라보면서 어둠 속으로 사랑이 숨어있는 것을 보았다. 강물은 계속 흐르고 있었다. 사랑이 가끔 헤엄쳐 나오고 있었다. 달은 흐린 탓에 약간 보이다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