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때문에 봄이 온 거야>

겨울 내내 기다렸던 건 너였는데
너 대신 봄이 왔어
화사한 봄날 때문에 아팠어
너 때문에 아주 아팠어

너 없는 동안 낙엽이 쌓였어
솔방울이 떨어진 곳에서
까만 기억을 찾고 있던 시간
눈가에 이슬이 맺히고
그냥 멍하니 서있었어

심한 눈보라를 맞으며
하얀 눈속을 걸을 때에도
우리의 작은 사랑은
동토에 묻혀 꼼짝도 하지 못했어

봄에는 오늘도 바람이 불지 않아
더 이상 가져올 것도
더 이상 가져갈 것도
아무 것도 없기 때문이야

봄날이 오는 것은
너 때문이야
봄날이 가는 것도
너 때문이야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아도 좋아
미워한다고 말하지 않아도 좋아

사랑은 저 혼자 깊어가고
미움은 저 혼자 쌓여가고

바람 한 점 없는 밤하늘에
우리 사랑이 꽃잎처럼 흩날리네
우리 눈물이 방울되어 뿌려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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