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란의 님 (1)
<목숨보다 더 귀한 사랑이건만 / 창살 없는 감옥인가 만날 길 없네>
사랑이 목숨보다 더 귀하게 느껴지는 것은 순간이다. 한 순간의 극한상황에서의 감정이다. 하지만, 그럴 때가 있다. 정말 좋아서, 어쩌지 못하고, 그 사랑의 감정은 목숨보다 더 귀하게 느껴지고, 온 몸과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게 사랑이다.
박재란의 님 (2)
그러나 그 사랑에는 장벽이 있다. 어쩔 수 없는 장애물이 있다. 그래서 서로 만나지 못한다. 아니 만나서는 아니 된다. 그게 사랑의 운명이다.
<왜 이리 그리운지 보고 싶은지 / 못 맺을 운명 속에 몸부림치는 / 병들은 내 가슴에 비가 내리네>.
박재란의 님 (3)
가슴에 비가 내린다. 차가운 눈도 내린다. 아니 지독한 쓰나미가 몰려온다. 사랑 때문에, 못 맺을 운명 때문에, 가슴은 멍이 들고, 병이 든다. 그런 가슴 위로 비가 내린다.
차가운 겨울비가 내린다. 하지만 보고 싶다. 견딜 수 없다. 너무 보고 싶어 이제는 한 여름에도 눈보라가 휘몰아치고 있다.
박재란의 님 (4)
<서로 만나 헤어진 이별이건만 / 맺지 못할 운명인가 어이 하려나>.
이 세상에는 맺지 못할 인연이 있다. 그런 인연은 어차피 헤어져야 한다. 우리가 운명을 거역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정한다. 맺지 못할 운명을 어이 하려고 하는가?
박재란의 님 (5)
<쓰라린 내 가슴은 눈물에 젖어 / 애달피 울어봐도 맺지 못할 것 / 차라리 잊어야지 잊어야 하나>
결론은 두 사람이 헤어지기로 합의한다. 그리고 눈물을 흘린다. 애달프게 울어봐도, 아무리 눈물을 흘려도 맺지 못할 사랑인 것을, 차라리 잊어야 한다. 어차피 잊어야 한다.
그래서 두 사람은 헤어진다. 이별의 플랫트홈에서 두 사람은 기적소리를 들으면서 각각 남과 북으로, 서로 다른 방향으로 기차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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