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첫 재판을 다녀와서>

 

벌써 9월이 되었다. 세월이 빠름을 새삼스럽게 느낀다. 그때가 바로 8월에서 9월로 넘어가는 시점이다. 9월은 가을이다. 나는 가을을 사랑한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계절이다. 그래서 <가을사랑>이라는 제목으로 시집도 냈다.

 

새벽에 잠이 깨서 5시부터 한 시간 동안 컴퓨터를 보았다. 그리고 다시 잠이 들었다. 일어나보니 9시가 다 되었다. 서둘러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섰다. 출근시간이 지나서 그런지 차가 막히지 않았다. 평소에는 올림픽대로가 무척 혼잡하고 막히는 곳이다.

 

사무실에 도착하니 10시 30분이다. 서류가방을 챙겨서 법원으로 갔다. 11시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입구에서 의뢰인을 만났다. 상대방이 어제 늦게 준비서면과 증거자료를 제출했기에 나도 그에 대한 준비서면을 제출했다. 그 내용에 관해 다시 상의하면서 법정으로 갔다.

 

담당 재판부의 오늘 재판은 우리 사건 한 건뿐이었다. 11시 정각에 재판은 시작되었다. 합의부사건이라 판사는 세 사람이다. 사무 직원 두 사람, 법정 직원 한 사람, 나와 의뢰인, 피고소송대리인 이렇게 모두 법정에는 9명이다. 모두 마스크를 쓰고, 법정 내 좌석은 한 사람씩 떨어져서 앉도록 표시가 되어 있다. 맨 앞줄은 모두 착석금지다.

 

이 사건은 2018년 9월에 소장을 제출하였다. 정말 오래 된 사건이다. 물론 관련 형사사건이 있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그래도 상대방이 너무 재판을 오래 끌었다. 지난 번에 결심까지 했었는데, 다시 변론재개되어 오늘 또 변론기일이 잡힌 것이다.

 

오늘 다시 결심을 하고 판결선고기일을 잡았다. 의뢰인과 밖에 나와 몇 가지 상의를 하고 헤어졌다. 아침도 못먹고 재판을 하고 나왔더니 사무실로 오는 길에 있는 빵집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토스트용 식빵을 사왔다. 그곳은 빵집이라 그런지 손님들이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빵집과 커피집의 차이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같은 카페로 되어 있는데, 어떤 곳은 매장에서 커피를 못마시고, 어떤 카페에서는 빵과 같이 파니까 괜찮은 모양이다.

 

예전 같으면 의뢰인과 같이 커피를 마시거나 점심 식사를 했을텐데 코로나 때문에 비상상황이다. 그래도 재판진행상황에 비추어 볼 때 우리가 원고로서 이길 가능성이 매우 높은 사건이다. 판결선고가 승소로 나오면 의뢰인과 같이 식사를 할 생각이다.

 

<가을이 왔다. 정말로 왔다. 코로나 때문에 어려운 여건이지만, 빨리 코로나사태가 진정되면 제대로 가을을 만끽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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