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덕 변호사의 문화산책

사건과 변호사의 자세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민사재판을 하러 갔다. 재판을 했다. 원래 민사재판은 변론기일 전에 쌍방대리인이 상당히 많은 양의 준비서면을 제출하고, 증거자료를 제출한다.

그러나 막상 변론기일에서는 이미 제출한 준비서면의 요지를 설명하고, 증거에 관한 설명을 하는 것으로 끝난다.

재판당사자가 되면 그 재판이 끝날 때까지 결과에 대해 아무런 확신이 없기 때문에 전전긍긍하게 된다. 그 심적 스트레스는 직접 경험해보지 않는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을 정도다.

그런 것을 보면, 가급적 남과 싸우지 말아야하고, 소송을 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경우가 나쁜 사람이 적지 않고, 또한 분쟁이란 이해관계 때문에 항상 일어날 수 있어 어쩔 수 없이 소송을 하게 된다.

변호사는 이런 당사자의 심정을 헤아려서 자신이 맡은 사건에 관해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남의 사건이라고 해서 돈만 받고, 적당히 하거나 이기면 이기고, 지면 진다는 식의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면 안 된다.

남한테 그런 식으로 잘못하면 인과응보의 법칙에 따라 그 해악이 변호사에게 돌아올 위험이 있다.

이런 세상 이치를 나도 젊었을 때는 잘 몰랐다. 나이 들고, 늙으니까 저절로 깨닫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