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 불법촬영범인을 해병대 출신 노인 두 사람이 추격해서 검거하다
“경찰관님! 저 여자분의 피해가 얼마나 큰지 아십니까? 공공연한 장소에서 뒤에 오는 범인이 자신의 치마 속으로 핸드폰을 들이대고 사진을 찍고, 이어서 여자분의 얼굴과 전신 사진을 같이 찍어서 가지고 있다가 인터넷에 올리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더 이상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없을 것 아닙니까? 그렇게 되면 결혼은 어떻게 합니까? 자신의 팬티가 공공연하게 인터넷에 올라있고, 그것이 영구히 삭제되지 않는다면 살 수 없을 것 아닙니까?”
그러자 배불만이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아니, 당신이 변호사야! 검사야! 내가 저 여자 치맛속을 찍지도 않았지만, 설사 어떤 사람이 치맛속을 찍었다고 해도, 피해는 아무 것도 아닌 것 아냐? 여자가 무슨 피해를 본다고 생각해? 인터넷에 올린다고 해도, 어떻게 그 팬티가 저 여자인 것으로 알 수 있는 거야?”
여자는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그렇다고 남의 치맛속은 왜 찍어요? 변태 아니예요? 누구나 자기 치마 속을 찍으면 기분 나쁠 것 아니예요?”
경찰관은 매우 골치가 아팠다. 경찰관은 공칠과 불만, 그리고 피해자 여자의 인적 사항만 적은 다름 모두 돌아가도록 했다. 예전 같으면 이런 사건은 즉시 기자들이 언론인의 성범죄로 보도를 했을 것이다. 국민의 알권리를 우선시해서 방송인 같은 인사가 지하철에서 여자의 치마 속을 몰래 촬영하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되었다면 그런 피의사실을 보도했을 것이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어떤 장관에 대한 피의사실을 검찰에서 공표하는 것이 문제가 되어 법무부에서는 피의사실을 재판에 회부되기 전에는 일체 언론에 공개하지 못하게 방침을 정해놓았다. 그래서 경찰관도 불만에 대한 성범죄피의사실을 기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공칠이 아는 기자들에게 이런 사실을 이야기해도 기자들은 기소되기 전까지는 보도하지 않을 것이었다.
경찰관이 세사람을 모두 돌아가라고 하고 현장을 떠났다. 순간 공칠은 어떤 생각이 떠올라서 50미터쯤 걸어가는 불만을 가서 붙잡아 세웠다. 이때 공칠은 피해자인 빨간 팬티의 주인공인 여자도 잠깐 기다리라고 했다.
공칠은 불만에게 불만의 핸드폰 번호를 알려달라고 했다. 불만은 마지못해 번호를 알려주었다. 공칠이 그 번호로 전화를 했다. 어떤 남자가 받았다. 그 남자는 불만의 핸드폰이 땅에 떨어져 있는 것을 보고 주워서 파출소에 가져다주려고 하고 있었다. 공칠은 자신이 그 핸드폰 주인인데 가져다 주면 10만원을 주겠다고 했다.
그러자 불만은 갑자기 도망치기 시작했다. 공칠은 불만을 따라갔다. 가면서 “강간범 잡아요. 저놈 강간범입니다.”라고 큰소리를 쳤다. 너무 급히 뛰어가다가 공칠은 발을 잘못 디뎌셔 앞으로 고꾸라졌다. 양쪽 무릎, 양쪽 손바닥, 팔꿈치에서 피가 났다.
마침 길을 걷던 해병대 출신 노인 두 사람이 술에 취한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도망가는 배불만이 강간범이라는 고함을 듣고 죽기살기로 불만을 추격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100미터 이상의 거리가 벌어졌지만, 해병대 옛 전우 두 사람은 다시 옛날로 돌아가서 꾸준히 달리기 시작했다.
한 사람은 고혈압에 당뇨도 심했지만, 전혀 처지지 않았다. 두 사람은 달리면서 ‘하나! 둘! 하나 둘 셋 넷!“ 구령까지 붙여가면서 나중에는 군가까지 불러가면서 목숨을 걸고 추격했다. 2킬로미터 가까이 가서 결국 불만은 해병대원들에게 체포되었다.
불만을 체포한 다음 노인 중 한 사람은 다른 노인에게 정중한 자세로 차렷한 다음 거수 경계를 붙이는 것이었다. 아마 군에 있을 때 한 사람은 장교이고, 한 사람은 사병이었던 것 같았다.
불만은 다시 지구대로 끌려갔다. 공칠이 찾은 불만의 핸드폰을 보니 빨간 여자 팬티사진이 저장되어 있었다. 그리고 다른 장소에서 몰래 촬영한 여자 팬티 사진이 수십장 들어 있었다. 모두 젊은 여자들이 짧은 치마를 입고 있을 때 치마 밑으로 핸드폰을 이용해서 찍은 사진들이었다.
공칠이 보니 모두 지저분한 사진들이었다. 그런 사진을 보고 섹시하다거나 성적 매력을 느낄 사람은 감방에서 갓 나온 출소자 이외에는 없을 것 같았다. 그런데 도대체 불만은 왜 이런 사진을 찍고 다녔을까? 정말 이해하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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