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는 테니스를 쳤다. 날씨가 쌀쌀한 것 같지만 막상 코트에 나가 운동을 하면 그렇게 날씨가 좋을 수 없다. 시원하고 오히려 약간 덥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가만히 앉아 있으면 역시 쌀쌀하다. 이렇게 날씨를 민감하게 느낄 수 있는 것도 커다란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실내에서만 있으면 자연의 공기를 느끼지 못하고, 살아서 움직이는 자연의 바람을 쏘지 못하는 것이다. 게임을 했는데 열심히 했지만 형편없이 지고 말았다. 게임이란 상대적이기 때문이다. 나는 테니스공을 참 좋아한다. 그 적당한 크기도 그렇다. 손에 꼭 들어오는 그 쥐는 감각이 너무 좋다. 그리고 그 연두색이 참 좋다. 연한 녹색이 은은하기도 하고, 거기에 진하게 써 있는 상표도 예쁘다.
아침에 출근할 때 일부러 올림픽공원 앞으로 갔다. 시내의 단풍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였다. 올림픽공원 주변길의 은행나무가 샛노란 잎들로 물들어 있었다. 서서히 저물어가는 가을빛에 넋을 잃고 말았다.
출근길에 이 회장님의 전화를 받고 찾아가서 차를 마시며 이런 저런 대화를 했다. 5층에 있는 장 변호사 사무실을 들어 커피를 마셨다. 아담하게 사무실을 꾸며 놓았다. 면접을 보았다. 출판사 대표와 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후에는 학교로 갔다. 3차 준비를 하는 학생들을 지도하고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