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사기
가을사랑
현대 사회의 특징은 고도의 디지털화, 글로벌화로 규정된다. 이러한 사회변화현상에 맞추어 사기수법도 급속도로 과학화되고 세계화되고 있다. 그 피해금액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경제거래에 있어서 국가간의 경계가 무의미하게 된 오늘날에는 국제사기조직들이 영역의 개념을 초월하여 조직적으로 사기를 치고 있다. 이에 대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그 실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국제금융사기범죄는 우리나라가 아닌 외국에 그 근거지를 두고 있다. 예전에는 러시아, 나이지리아, 홍콩 등에 거점을 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는 중국이나 영국 등에도 조직본부가 만들어지고 있다.
금융사기범죄는 이메일이나 편지, 브로커를 통해 큰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제안해서 피해자들을 현혹시킨다. 그 다음 큰 돈을 벌기 위해서는 그 중간단계로 피해자가 먼저 일정한 금액의 세금이나 수수료를 내야 한다고 설득시킨다. 그래서 이에 속은 피해자가 돈을 보내면 이를 가로채는 수법이다. 종래 419사기라는 명칭으로 불려졌던 나이지리아 금융사기수법과 같은 유형이다.
최근에 발생한 사례를 보면, 한국인 피해자 10여명은 미국 시민권자인 한국계 A의 알선으로 나이지리아계 영국인을 만나 "러시아인이 투자한 자금 1천600만달러(한화 약 148억8천만원)가 HSBC 은행에 예치돼 있는데 역외계좌세금을 못내 꺼내지 못한다. 영국 국세청에 세금을 대신 내주면 일주일 안에 50% 돈을 더 얹어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피해자들은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영국을 직접 방문했으나 사기꾼들이 가짜 HSBC 은행 사무실에서 계좌 잔액까지 조회해 보여주는 치밀한 수법에 속아 넘어갔다. 피해자들은 전부 110만달러(한화 약 10억2천300만원)를 송금한 뒤에야 가짜 은행 사무실, 차명 예금계좌, 가짜 휴대전화 등을 동원한 사기에 당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사기꾼들은 사무실까지 치밀하게 꾸며놓았고, 피해자들은 서투른 영어에 외국의 시스템이 한국과는 다르다는 말에 넘어갔다고 한다. 한국의 경제성장사실이 해외에 알려지면서 국제금융사기조직들의 좋은 먹이감이 되고 있다.
이런 사기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허황된 욕심을 버려야 한다. 국내에서도 돈을 벌기 어려운 세상인데 하물며 해외에서 어떻게 쉽게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모든 거래에 있어서는 신중한 자세로 하나씩 확실하게 확인을 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하루 아침에 모든 재산을 날리고 거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해외금융사기는 고소를 한다고 해도 그 수사와 처리가 결코 쉽지 않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