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관계인
가을사랑
금요일 출근해서 하루 종일 바빴다.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은 나름대로 복잡한 사건에 휘말려 들어있는 상태였고, 고소를 당했거나 고소를 해놓은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문제를 풀기 위한 노력을 함께 하는 것이 주된 업무다. 나에게 주어진 소명이다. 심각한 사건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잠시도 긴장을 풀 수 없다. 그래서 쉽게 피곤함을 느끼게 되는 시간이다.
금요일 10시부터는 잠실운동장에서 대집회가 있는데 아침에 비가 조금 내려 걱정을 했다. 나는 참석은 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날씨가 좋아야 하는데 걱정이 되었다. 얼마 안 있어 날씨가 좋아졌다. 다행이었다.
사기사건으로 고소를 당해 경찰에서 출석요구를 받은 사람을 만났다. 얼마나 걱정이 될까? 법은 잘 모르고 고소당한 사건에 대해 해명을 하려면 무척 걱정이 될 것이다.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불안해 하고 초조해 한다. 출석일자가 지정되면 그때까지는 온갖 공상에 떨게 된다.
막상 조사를 받아보면 별것도 아닐텐데, 생전 조사를 처음 받아보기 때문에 그렇다. 고소인은 자신의 돈을 받기 위해서 고소사실을 부풀려서 고소를 했을 것이고, 피고소인을 아주 나쁜 사람으로 몰아놓았을 것이다. 그리고 어떤 증거를 제출해놓았는지도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조사를 받아야 한다.
요새는 많이 나아진 상태다. 옛날에는 경찰에 출석했다가 바로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일도 많았다. 별 준비도 없이 수사기관에 나갔다가 조사가 끝나면 대기상태에 있다가 구속영장이 청구되고 발부되어 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되는 경우도 있었다.
지금도 긴급체포가 되면 체포된 상태에서 영장이 청구된다. 그래서 피고소인은 매우 불안한 지위에 있게 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갑자기 몇억원의 소장을 법원으로부터 받았다.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의 집으로 소장이 날라오고 아파트에는 가압류등기가 되어버렸다. 그때의 당황과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런 사람들이 사무실을 찾아온다. 문제의 해결책을 찾기 위한 것이다.
그들의 불안과 걱정을 생각하면 진지해져야 한다. 함께 걱정을 나누어야 한다. 고소장을 제출했는데 수사가 제대로 진행이 되지 않아 답답해 하는 사람들도 만난다. 고소사실을 더 입증을 해야 하는데 사람 사이에 있었던 일들이 어떻게 쉽게 증명될 수 있는가? 답답할 때가 많다. 저녁에는 법인 소속원들의 회식이 있었다. 산호라는 식당에서 했다. 늦은 시간에 택시를 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