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여행

 

가을사랑

 

 

여행이란 새로운 곳을 찾아 나서는 과정이다. 여행에는 항상 호기심과 신선함이 뒤따른다. 다소 긴장도 하지만 그 정도는 충분히 견딜 수 있다. 김포공항에 도착해 차를 주차시키려니 옛날 생각이 났다. 처음 김포에서 미국으로 나갈 때 공항에서 느꼈던 감격이 떠올랐다.

 

지금은 인천공항으로 옮겨 김포는 예전과 같지 않지만, 그래도 오랫동안 김포는 대한민국의 관문이었다. 외국에 나갔다가 공항에 도착해서 김포라는 영어로 된 KIMPO 라는 커다란 글씨를 볼 때는 마음이 설레였다. 마일리지로 부산에 가는 경우에는 편도에 5천마일이 소요된다. 그래서 마일리지를 쓸 수는 없었다. 국내선은 좌우 3명씩 앉는다. 좌석이 다소 비좁았다. 커피를 한잔 마시고 잠시 눈을 붙이고 있다 보니 벌써 도착하는 시간이다. 서울 - 부산 거리는 그만큼 가까운 거리다.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는 땅으로 보면 참 작은 나라다.  

 

공항에는 이 선생님이 마중을 나와 있었다. 기장까지 가는 동안 약간 비가 뿌렸다. 바다를 가로 질러 놓았다는 광한리다리를 지났다. 바다는 언제 보아도 바다다. 시원한 바다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L 사장님 일행과 만나 함께 점심식사를 했다. 구내식당에 있는 벽난로 옆 테이블에서 양식으로 식사를 했다. 식사가 참 맛있었다. 넓은 구내를 장시간 돌아보았다. 회의를 마치고 나니 공항가는 시간이 빠듯해 보였다. 서둘러 다시 차를 타고 나왔다. 김해공항에 도착해 차를 마시고 7시 20분 비행기를 탔다.

 

어떤 사람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었다. 뒤늦게 사랑하고 싶은 사람이 생겼는데, 상대방은 가정이 있는 유부남이다. 서로가 좋아하는 감정이 생겼는데, 사랑할 수 없는 환경이다. 정이 들면 서로 함께 있고 싶은데, 같이 있다가 남자가 집에 들어가면 여자는 속이 상하고, 그래서 눈물을 흘리게 되고, 그러면 남자도 역시 슬퍼진다.

 

그들의 운명적인 사랑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정이 들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그것은 고문이다. 그렇다고 자연스럽게 드는 정을 누른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그게 마음대로 되면 사람이 아니다. 사랑은 그렇게 갑작스럽게 다가오고, 그 사랑은 정이 들게 하며, 아픔과 슬픔을 가져온다. 운명이라는 이름으로 가혹한 시련을 준다. 그런 사랑 때문에 눈물을 흘리고 가슴에 멍이 드는 두 사람은 서글픈 가슴으로 차가운 겨울바람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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