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과 용서(1)
가을사랑
사람은 누구나 살아가면서 잘못을 저지릅니다. 그 잘못은 몰라서 저지르는 경우도 있고, 알면서 고의적으로 저지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만큼 사람은 불완전한 존재이고,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죄성과 악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린 아이 때에는 부모님과 학교 선생님들이 나쁜 일을 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타이르고 가르칩니다. 때로는 매를 대기도 하고, 도덕책으로 가르치기도 합니다. 사랑으로 인도하기도 합니다. 아무리 그런 교육을 받아도 사람은 조금만 방심하면 올바른 길에서 벗어나 부도덕한 일을 하고, 법을 위반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도덕적으로 상당히 훈련된 사람만이 올바르게 살아갑니다.
나이가 들면 이런 훈계를 하는 사람도 없어집니다. 자기 멋대로 살아가게 됩니다. 혼자서 개똥철학을 세워 가지고 잘 났다고 생각하며 잘못 살아갑니다. 그 누구의 말도 듣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부모님께 폭언을 하거나 손찌검을 하는 패륜아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단지 국가에서 정한 실정법만이 아닙니다. 법은 도덕의 최소한입니다. 법과 도덕과 양심이 우리로 하여금 지켜야 할 일, 해야 할 일, 하지 않아서는 안 되는 일을 정해 놓고 있지만 이것을 모두 지키고 실천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육체적으로 연약하고 의지는 약하고 현실적인 여건이 미약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법적 의무와 도덕적 책임을 다 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 모든 것을 다하며 살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사람의 책임이 얼마나 무거운지 모르고 있거나, 아니면 위선자이거나 어리석은 경우일 것입니다.
종교의 율법은 우리에게 더욱 무거운 의무와 책임을 부과하고 있습니다. 그 모든 율법을 다 지키려면 아무 일도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율법은 우리에게 무한의 복종과 무한의 실천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24시간 365일 긴장하면서 죄를 지어서는 안 된다고 명령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아들로 이 땅에 오신 예수님께서 공생애 동안 몸소 실천하셨던 고귀하고 높은 도덕적 행동과 종교적 실천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와 같은 높은 수준의 믿음과 행동은 사실 연약한 인간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리이며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인간은 마치 중대한 죄인인 것처럼 극심한 죄의식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그 죄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우울하게 살아가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자기 자신이 유한한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사실을 망각한 채, 아니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채, 마치 자신이 하나님과 같은 절대전능한 존재인 것처럼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모든 사항을 다 준수할 수 있는데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괴로워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올바른 태도는 아닙니다. 우리는 인간의 본성이 하나님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연약하고 불완전하고 죄의 본성을 가지고 있는 존재임을 확실하게 알아야 합니다. 그런 전제 하에서 모든 문제를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가 불완전한 존재이며 항상 하나님의 명령을 위반하고 죄를 지을 수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율법이 필요하고 하나님의 말씀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끊임없이 우리가 바른 길로 가고 있는가? 궤도에서 이탈하여 자칫 잘못하면 수렁에 빠지거나 악의 구렁텅이로 들어가고 있는 것이 아닌지 주의하며 살펴 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조심해도 우리는 알게 모르게 죄를 짓고 살아가며,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는 잘못을 솔직하게 시인하고 앞으로는 그런 똑 같은 잘못을 하지 않겠다고 회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면서 지나치게 과장하거나 주관적인 판단으로 잘못의 정도를 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사실 하나님의 말씀은 때로 추상적이며 일반적일 경우가 많습니다. 구체적인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올바른 것인지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말씀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에는 무엇이 잘못인지 알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 자체를 명확하게 모르는 상태에서 무슨 말씀을 위반했는지 어떻게 판단하고 정죄할 수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