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신앙과의 만남

 

가을사랑

 

* 차준희 교수님의 ‘시편신앙과의 만남(대한기독교서회, 2004년)은 시편에 관한 개론 소개, 시편의 신학적인 메시지 분석, 시편연구의 최근 동향을 정리한 책이다. 여기에서는 이 책을 중요한 내용을 요약해 보기로 한다.

 

[1] 시편 입문

 

Ⅰ. 시편의 장구성과 보편성

 

시편은 기독교와 유대교 영성의 역사에서 상당히 독특하다. 2500여년동안 유대교인들에게, 2000여년동안 그리스도교인들에게 시편은 장구한 세월 동안 보편적으로 암송되었고 연구와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예수의 영적 생활과 신학적 사고도 시편에 의해 길러졌다. 신약성서의 기록은 시편에 대한 언급으로 가득 차 있다. 고대교회 교부들의 저작물 역시 시편에 대한 인용이 상당한 양을 차지하고 있다. 종교개혁 이후 현대교회에 이르기까지 시편은 강한 생명력과 광범위한 보편성을 가지고 있다.

 

2. 시편의 형성

 

최종 형태의 시편은 150개의 찬양들과 기도들로 구성되어 있다. 시편모음집은 다섯 권의 책으로 구분되며, 처음 네 권의 끝부분에는 축복과 두 번의 아멘이 등장한다. ① 제1권은 시편 1~41편으로서 다윗의 저작이거나 다윗에게 헌정된 것으로서 야웨(YHWH)라는 신명을 사용하고 있다. ② 제2권은 시편 42~72편으로서 여기에서는 하나님의 이름이 엘로힘(Elohim)으로 표기된다. ③제3권은 시편 73~89편으로서 아삽, 고라 자손과 관련된 것들이다. ④ 제4권인 시편 90~106편과 제5권인 시편 107~150편은 기원이 다양하고 공통점이 전혀 없는 두 개이 시집이다.

 

시편의 최종 완성 연대는 역대기의 형성과 예수 벤 시라의 시대 사이에 위치한다. 시편의 문학적 장르를 보면, ① 탄원시, ② 찬양시, ③ 감사시, ④ 제왕시, ⑤ 시온의 노래, ⑥ 예배의식시, ⑦ 지혜시와 토라시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50개의 시편 중에서 116개의 시편들에서 히브리 본문의 표제들 또는 제목들이 나타난다. 이러한 표제들이 갖는 의미는 ① 지휘자에게 주어지는 연주방법, ② 작곡형태, ③ 개인이나 집단과의 관련성, ④ 시편의 용도에 대한 지시 등이다.

 

시편은 성서신학의 작은 논문이라고 평가된다. 사실상 시편은 신학대전의 서론격에 해당하는 기념비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시편은 하나님의 현존과 부재에 관하여 탐구하고 있다. 또한 시편은 야웨의 이름을 송축함으로써 하늘과 땅뿐만이 아니라 원시 바다와 거대한 혼돈까지도 지으신 창조주를 찬양하고 있다.

 

시편의 시인들은 우주의 아름다움을 채색하고 그 안에 내면적인 폭풍이 격렬함을 담아내게 만드는 예술가처럼 우주 앞에서 그들이 지닌 심미적 경외감을 역사 안에서의 하나님에 대한 충성으로 변형시켰다. 또한 많은 수의 개인 탄원시들과 공동체 탄원시들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적들에 대한 비방들이 나타나고 있다. 가난한 자들의 보호자 그리고 병든 자들의 치료자로 하나님께서 나타나고 있다. 지혜의 주인이며 생명의 주를 찬양하고 있다.

 

신약성서의 기독론은 느린 속도로 서서히 정교하게 만들어졌다.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에 관한 전승들은 여러 방면에서 시편을 그 모델로 삼았다. 신약의 저자들이 헬라어로 기록하였기 때문에 그들은 자연스럽게 히브리어 본문보다는 헬라어로 된 70인역의 시편을 인용하게 되었다. 

 

[2] 시편의 신학적 메시지

 

Ⅰ. 오직 한 길(시 1편)

 

시편 1편은 지혜시, 토라시, 또는 교훈시라고 불리운다. 시편 1편은 죽음에 이르는 악인의 길을 피하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의인의 길로 안내하고 교육하며, 또한 의인의 길로 결단을 촉구한다.

복은 하나님의 은혜로 주어지며, 행복은 하나님이 세워 주신 질서에 순응하는 인간의 노력에 의해 결정된다.

악인은 단순히 토라를 어긴 사람이고, 죄인은 실정법을 구체적으로 범한 사람이며, 죄인은 급기야 하나님을 조롱하는 오만한 자로 발전하게 된다.

의인은 기쁠 때나 슬플 때 환경의 변화에 구애받지 않고 변함없이 하나님의 뜻에 자신의 삶을 맞추어 사는 사람을 말한다.

 

2. 나의 대적이 어찌 그리 많은지요(시 3편)

 

시편 3편은 그 내용과 형식으로 보아 개인탄원시로 불리운다.

 

3. 사람이 무엇이관대(시 8편)

 

시편 8편은 찬양시에 해당한다. 찬양시는 야웨를 찬양하라는 권고와 찬양의 이유 또는 찬양의 내용이라는 두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시편 8편은 다윗의 노래로 성가대 지휘자의 인도에 따라 깃딧이라는 멜로디에 맞추어 부르는 노래다.

 

4. 주의 성산에 거할 자(시 15편)

 

시편 15편은 내용과 형식으로 보아 교훈적인 의도를 지닌 예배의식시의 일종이며 성소입장의식으로 분류할 수 있다. 하나님의 성소에 거할 자의 첫번째 조건은 정직하게 행하는 것이다. 두번째 조건은 공의를 일삼는 것이다. 세번째 조건은 마음에 진실을 말하는 것이다.

 

5. 그 온기에서 피하여 숨은 자 없도다(시 19편)

 

시인은 시편 19:1~6에서 자연 속에 나타난 하나님이 계시를 발견하고 하나님을 찬양한다. 시편 19편은 모든 만물은 자기 자리에서 말없이 하나님을 드러내고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또한 토라는 억압이 아니라 생명으로 이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하나님이 구원만이 토라 준수를 가능하게 해준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다.

 

6. 야웨는 나의 목자시니(시 23편)

 

시편 23편은 좋은 목자이신 야웨를 찬양하고 있다. 그리고 야웨에 대한 신뢰의 이유를 상세하게 제시하고 있다. 하나님이 목자로서 인도해 주시고, 보호해 주시고, 자비로운 주인이 되어 보호해 주시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본문은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 현재의 고난 속에서 미래의 영광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교회는 억울한 자와 쫓기는 자들의 도피처가 되어야 한다. 교회는 약자를 한 가족과 같이 정성스럽게 돌보아야한다는 것이다.

 

7. 슬픔이 변하여 춤이 되게(시 30편)

 

시편 30편에서는 죽을 병에서 건짐을 받은 것을 고백하며, 자신을 이렇게 구원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있다. 시편 30편은 다윗이 시, 곧 성전 낙성시라는 표제를 가지고 있다. 시편 30편의 본문이 주는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생명이란 하나님의 개입에 의해서 매순간 연장되는 것이다. 개인의 구원은 곧 공동체의 구원을 위한 것이다. 인생의 의미는 하나님을 찬양하며 주님의 진리를 전하는데 있다.

 

8. 옛날부터 내려오는 수수께끼(시 78:1~16)

 

시편 78편은 72절에 이르는 장문의 시로서 여러 가지 양식의 복합체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어느 한 양식으로 규정하기가 쉽지 않다. 본문이 주는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이스라엘의 배반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사랑은 계속된다. 하나님의 구원경험을 다음 세대에게 계속해서 전하는 것은 구원받은 자의 당연한 의무다. 하나님의 구원하심을 기억하는 것은 곧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는 것을 말한다. 하나님을 망각한 채 이루어진 인간의 무장은 무익하다. 이스라엘을 하나님의 시험에 실패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에 실패한 것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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