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가을사랑

 

C 사장을 만났다. 나이가 지긋한 분이다.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했다. 주변에 많은 남자들이 여자를 잘못 만나 재정적으로 파탄이 나고 인생을 망쳤다는 말을 해주었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가면서 열을 내고 있었다. 세상에는 그런 여자가 많다는 이야기다.

 

이 남자, 저 남자를 유혹해서 자기 사람으로 만들고 그들로부터 돈을 뜯어낸 다음 또 다른 남자가 나타나면 아무런 양심의 가책 없이 차버린다는 것이다. 그런 여자들은 평생 그렇게 살아간다는 것이다. 남자들의 돈으로 잘 입고 잘 꾸며 더욱 신분을 상승시킨다. 그렇게 되면 속이 빈 남자들은 그 여자의 허상에 이끌려 쫓아다니고, 결국 돈을 가져다 주고 나중에는 허망하게 차인다는 이야기였다.

 

많은 경험에서 나오는 귀한 진리라고 생각이 되어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특히 나이 들어 말년에 그런 꼴을 당해 비참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에 공감이 갔다. 세상의 이치란 바로 그런 것이다. 애써 벌어서 쓰지도 못하고 모은 돈을 나이 많은 여자의 꼬임에 빠져 물처럼 낭비하는 것이다.

 

그것은 진정한 사랑도 아니다. 무엇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착각에 빠지는 것이다. 가정도 버리고, 사회적 체면도 망가뜨리면서 나이 먹고 세상 경험이 많은 여자의 노련한 유혹에 빠져 들어가는 것이다. 패가망신을 하면서도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려고도 들지 않는다. 세상 사람들의 보편적인 윤리의식이나 도덕적 가치도 모두 무시해 버린다.

 

사랑 앞에서 모든 것을 초월할 수 있다는 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하지만, 결국 그가 얻는 것은 경제적 파탄과 세상 사람들의 조롱뿐이다. 방탕한 생활 끝에 건강까지 잃어버리기도 한다. 남는 것은 추악한 사랑 놀음의 증서뿐이다. 정말 남자들은 여자를 잘 만나야 하고, 여자에게 농락당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C 사장이 강조하는 말이었다.

 

J씨를 만났다. 평생 고생을 했다고 한다. 아이들을 키웠는데 제대로 등록금도 대주지 못할 정도로 어렵게 살았다. 그런데 아들이 대학교를 장학생으로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직해서 혼자 자수성가해서 결혼을 한다고 한다. J씨는 감격해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내가 들어도 그 아들은 정말 대견했다. 진심으로 축하해주었다.

 

환경이 좋은 가정에서 공부를 잘 하는 것은 사실 별 것이 아니다. 그토록 어려운 환경에서 혼자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결실을 맺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너무 어려워서 경제적으로 넉넉한 신부감을 구하고 싶었는데 이쪽 가정이 너무 어렵다 보니 그것이 어려웠다고 한다. 그래서 그냥 평범한 신부감을 얻어 모든 결혼비용도 신랑이 스스로 알아서 하기로 했다고 한다.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벽 운동   (0) 2009.10.07
새벽의 고요함   (0) 2009.10.07
추석  (0) 2009.10.04
수동면   (0) 2009.10.02
소설 쓰기   (0) 2009.10.02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