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가을사랑
12월이 되었기 때문에 곧 눈이 내릴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오늘 갑자기 첫눈이 내렸다. 해마다 많은 눈을 보고 지냈지만, 그래도 첫 번째 내리는 눈에는 알 수 없는 감동이 숨어있다. 하늘에서 하얀 눈이 소리 없이 우리에게 다가와 가슴을 뭉쿨하게 하고, 그리고 조용히 대지 위에 쌓여 인간이 만든 모든 것을 하얗게 덮어버리고, 더럽고 부정한 것을 깨끗하게 감싸는 모습을 보는 것은 살아있다는 축복이다.
겨울이라는 계절은 이처럼 첫눈을 우리에게 선물로 주기 때문에 소중하다. 검푸른 하늘에서 솜털 같은 하얀 눈을 맞는 순간 우리의 감성은 요동친다. 우리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손으로 만져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 수 있는 시간은 별이 빛나는 밤, 그리고 첫눈이 내리는 시간이다.
첫눈을 맞으며 첫사랑을 떠올려본다. 누구에게나 있는 첫사랑은 그 단어 자체가 새롭고 아름답고 살아서 움직인다. 첫사랑은 첫눈과 같은 경험이다. 그냥 바라보고만 있어도 환희에 젖는다. 아무런 말이 필요 없다. 첫눈처럼 어느 날 갑자기 다가와 마음을 빼앗고 몰입시키며, 새로운 세계로 눈을 뜨게 만든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왜 그럴까? 그것은 사랑이라는 것이 원래 복잡하고 미묘하기 때문에 쉽게 완성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랑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사랑하고 있다는 감정’은 사실 진실한 사랑에 도달하기 전 단계의 ‘아직 성숙하지 않은 사랑’이기 때문이다.
사랑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며, 그냥 상대방이 좋게 느껴진다는 호감도 아니다. 사랑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상대방을 자신의 것으로 수용하며, 이해관계를 초월하여 함께 동고동락하겠다는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까지 이르러야 진정성을 얻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첫사랑과 풋사랑을 혼동하고, 때문에 첫사랑에서 실패를 경험한다. 그러면서도 잃어버린 첫사랑을 동경하고 그리워한다. 첫사랑이 이루어지지 못한 것에 한을 품기도 하고, 그 다음에 만나는 사랑을 거부하거나 부정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잃어버린 첫사랑이 회생하거나 부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랑은 시간과 공간에 따라 가변적이기 때문에 한번 지나간 사랑은 과거로 회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돌아온다고 한들 그때와는 전혀 다른 감정을 느끼게 만들어 무척 혼란스럽게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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