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서도 당하는 ‘사기의 마술’ 벗어나기
경기가 어렵다고들 난리다. 더불어 사람들의 인심도 팍팍해 지고 있다. 이런 경제 상황은 사기를 칠 수 있는 최적이 조건이다. 사기란 쉽게 말해 나쁜 꾀로 남을 속이는 것이다. 알면서도 당하는 것이 사기다. 사기 공화국에서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서.
평범한 사람들이 가장 많은 피해를 입는 범죄 가운데 하나가 바로 사기다. 특히 요즘처럼 경기가 나빠지고 불황에 빠질 때는 사기가 더욱더 기승을 부리게 된다. 높은 수익을 보장해주겠다고 해놓고 투자금을 챙겨 도망가거나, 취직을 시켜준다면서 돈을 가로채거나, 결혼을 미끼로 한 사기에, 전화로 하는 보이스 피싱까지... 온갖 유형의 사기꾼들이 우리 주변에서 팍팍한 우리네 지갑을 노리고 있다. 이런 사기꾼들에게 당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기사건을 분석하고 예방하는 데 힘쓰고 있는 김주덕 법무법인 태일 대표 변호사를 진행자 유종일 교수가 만났다.
어떻게 사기전문 변호사가 되셨습니까? 사기 사건을 많이 다루셨나요?
-검사 시절에 사기 고소 사건을 많이 다뤘고, 변호사를 하면서 사기사건 피해자를 위해서 사건을 많이 처리해봤습니다.
그러다가 사기 사건들이 많아서는 안 되겠다, 피해 예방 차원에서 사기사건 관련 책을 쓰신 건가요?
-사기 사건은 우리 사회에서 정말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살면서 몇 번의 사기 사건을 당해봤습니다.
아니 무슨 검사님, 변호사님이 무슨 사기를 당하십니까?
-사기라는 게 워낙 교묘합니다. 사람을 믿다 보면 저절로 당하게 돼있습니다.
선의를 가지고 대하다 보면 엉뚱하게 뒤통수를 맞는 경우가 있긴 하죠.
-그렇습니다. 제가 많은 사기 사건을 다루면서 직접, 혹은 간접적인 경험을 했는데요. 주변 사람들한테 좀 알려줘야 되겠다 싶어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2007년에 ‘사기 공화국에서 살아남기’라는 책을 냈고, 최근에는 ‘함부로 사랑하지 마라’는 제목으로 책을 내셨어요?
-두 권 모두 사기 사건에 대한 법률적인 케이스들을 다룬 책입니다. 첫 번째는 총론 비슷한 책인데요.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사기 사건들을 유형별로 구분했습니다. 왜 이런 사기 사건들이 발생을 하는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여기에 대처해서 피해를 보지 않을까 하는 방법론을 정리한 책이구요. 두 번째 책은 각론 중에서 첫 번째 책입니다. 앞으로 유형별로 책을 낼 생각입니다.
국내에서 사기 사건이 얼마나 일어나는지는 정확히는 알 수 없을 텐데요. 사기 사건으로 인해서 벌어지는 재판은 연간 몇 건이나 될까요?
-대검찰청의 통계를 보면 2000년도부터 2007년도까지 해마다 사기 사건이 20만 건 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검찰에서 정식적으로 처리하는 사건이 보통 25만 건 정도 되니까요. 실제로 암장된 범죄랄까요? 사실상 피해를 당하고 법적 고소를 못하거나 안하는 사건들까지 고려하면 우리나라에서 1년에 발생하는 사기 사건은 엄청나다고 볼 수 있죠.
사기 사건의 경우 늘어나는 추세인가요? 아니면 줄어드나요?
-2000년도의 경우 전체 범죄 대략 220만 건이 됩니다. 그중에 사기 사건이 차지하는 비중이 25만 건이 넘습니다. 비중이 11% 이상인데 2000년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2004년도에는 14%가 넘을 정도로 해마다 사기 사건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죠.
혹시 국제 비교는 해보셨나요?
-일본의 경우 우리보다 사기 사건이 현저히 적습니다. 인구가 훨씬 더 많은데도 말이죠. 미국을 비롯해서 다른 외국과 비교해도 프라우드(fraud)라고 불리는 사기 범죄는 상대적으로 우리나라가 많습니다.
그러니까 사기 공화국이라는 말이 근거 없는 말이 아니네요.
-그렇습니다. 전혀 근거 없는 말은 아닙니다.
더군다나 요즘처럼 경기가 나빠지면 사기 사건이 더 극성을 부리는 거 아닌가요?
-네. IMF 직후에도 사기 사건이 많았고, 이후로도 매년 꾸준히 증가 했습니다. 지금 경기가 악화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사기 사건은 더 많이 발생하고 더 많은 피해자와 더 큰 피해 규모가 생길 것으로 생각합니다.
‘
사기 공화국에서 살아남기’는 총론이고, ‘함부로 사랑하지 마라’는 각론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사기 사건을 유형별로 분류하면 어떻게 나눌 수 있을까요?
-사기 수법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수십 가지 종류의 사기 사건이 있습니다. 크게 나눠 보면, 먼저 단순한 차용 사기가 있습니다. 돈을 빌려가서 안 갚는 차용 사기가 굉장히 많구요. 다음으로, 같이 사업을 하자며 투자를 유도해서 벌이는 동업 사기, 프랜차이즈 같은 회사를 차려놓고 가맹자들을 끌어들여 손해를 입히는 사기도 있고요. 또 주식 투자나 벤처투자를 명목으로 하는 투자사기도 있습니다.
금융 피라미드 사기도 있죠?
-다단계를 포함해서 많은 금융사기 사건들이 있고요. 심지어 무슨 취직을 시켜준다고 하면서 돈을 가로채는 취업 사기도 있고, 사건을 해결해준다고 하면서 많은 브로커들이 기생하고 있죠. 사회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남녀간 애정 사기입니다. 결혼이나 재혼을 둘러싼 애정 사기 사건들도 많이 일어나고 있고요. 심지어 국제결혼 사기도 많고, 또 보이스 피싱 같은 아주 교묘한 전화 금융사기도 수없이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듣다보니까 ‘맞아 그런 것도 있구나’ 싶은데요. 시대에 따라서 사기 방법이 달라지기도 하나요?
-첫째, 사기 사건이 갈수록 굉장히 지능화되고 있습니다. 과학 기술도 발달하고 지능도 발달하기 때문에 사기 수법 자체가 상상도 못할 정도로 교묘합니다. 일반 사람들이 텔레비전을 보면서 사기 수법을 공부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한 단계 높은 수법을 쓰기 때문에 안 당할 수 없는 것이죠. 둘째, 사기사건이 상당히 대규모화하고 있습니다. 경제 규모가 커지다보니까 옛날에는 몇 십만 원 사기였는데 지금은 몇십 억, 몇백 억, 몇 조까지 이를 정도로 사기 규모가 커지고 있고요. 마지막으로 국제화하고 있습니다. 국제적인 사기 조직들이 아주 교묘하게 움직이는데, 보이스 피싱이 대표적인 예죠. 국제 무역 사기, 금융사기 같은 게 매우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게 우리 현실입니다.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한 번 사는 인생을 사기를 쳐가면서 사나 싶기도 한데요. 혹시, ‘이런 스타일의 사람들이 사기를 친다’는 유형 같은 게 있습니까?
-검사생활 16년간 많은 사기 사건을 다루면서 유심히 살펴봤는데, 많은 공통점들이 있었습니다. 우선 사기꾼은 사기꾼처럼 보이질 않습니다. 오히려 그것이 위장된 전술에 의해서 겉으로 보면 굉장히 선량한 사람처럼 보이고, 상당한 믿음을 줍니다.
사실 믿음을 못주면 성공적으로 사기를 못 치겠죠.
-그렇습니다. 고도의 사기꾼들은 자신을 믿게끔 외모부터 단장을 하고, 말도 상당히 신중하게 합니다. 또 매우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습니다. 굉장히 열심히 노력을 하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속지 않을 수 없는 것이죠. 그것이 사기꾼들의 주요한 특징입니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아주 절묘한 사기사건이 ...[중략]
-객관적으로 보면 처음부터 사기인 게 분명합니다. 저기에 투자하면 무조건 손해 본다는 게 눈에 훤히 보이는데도 본인은 결국 헤어 나오지 못하거든요. 그게 바로 사기의 마술입니다. 사기꾼들이 워낙 교묘하게 세뇌시키고 속이기 때문에 손해가 구체적으로 발생하기 전까지는 깨닫지 못하고 그냥 계속 빨려 들어가는 것이 사기의 기본적인 특징입니다.
그렇다면 사기를 당하는 사람도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요?
-가장 기본적인 공통점은 남을 쉽게 믿는다는 점입니다. 두 번째는 허황된 생각을 많이 합니다. 상대방이 자기를 위해서 어떤 이익을 줄 것이라는 이상한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이죠. 사실 누가 남을 위해서 그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를 하겠습니까? 그런데 그런 것을 무조건 믿고, 내가 저 사람 때문에 큰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돈을 빌려주면 이자를 3부, 4부씩 줄 것이다, 이렇게 말이죠. 그런데 그 사람이 무슨 재주로 3부, 4부씩 돈을 벌어서 주겠습니까? 그러다보니까 .....
-첫째, 사회 원리를 깨달아야 합니다. 사회라는 곳에는 공짜가 없다는 점입니다. 자기가 노력하고 확인하지 않으면 손해를 보게 돼있다는 기본 원리를 인식해야 하고요. 둘째, 사람을 믿는 것은 그 사람의 어떤 분야를 믿는 것이지 돈이나 거래에 관련된 경제 문제에 대해서는 무조건 믿으면 안된다, 사전에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 이런 생각이 필요합니다. 즉 자기 책임 하에 해야 되겠다는 것을 알아야 되는 거죠.
이미 사기를 당해버렸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기를 당했을 때는 가장 먼저, 증거를 찾아야 됩니다. 증거를 만든다고 할까요? 대부분의 사기는, 믿고서 아무런 증거 없이 거래를 했기 때문에 우선 주변 사람들의 확인서 등이 필요합니다. 법으로 대응하기로 했을 때 결국 뒷받침될 수 있는 증거를 찾는 게 가장 중요하구요. 쉽게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피해 복원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됩니다.
만약 고소를 한다면 그때 특히 주의하거나 명심해야 될 것이 있을까요?
-가장 어려운 문제인데요. 지금 우리 경찰이나 검찰에서 사실 사기 사건이 워낙 많이 때문에 제대로 .......MBC경제매거진 3월호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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