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이르는 병 = 창업
가을사랑
<어느 날 갑자기 창업을 한다. 가지고 있는 돈 전부를 털어넣는다. 심지어 대출까지 받는다. 장사는 되지 않고, 1년 내지 2년 정도 악전고투를 한다. 끝내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다. 엄청난 손해를 보고 거지가 된다.>
지금까지 몇십년 동안 우리 사회에서 되풀이되어 왔던 창업실패, 자영업자의 몰락 과정을 간단히 정리한 도식이다.
사람들은 이런 도식을 모른다. 아니 알면서도 애써 외면한다. 그것은 세상이 얼마나 무섭고 어렵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다. 어쩌면 어렴풋이는 알지만 다른 사람은 다 망해도 자신만은 절대로 망하지 않을 것이라는 어리석은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나이 먹은 사람들은 일단 어느 곳에 빠지면 쉽게 헤어나오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스무살이 넘은 성인이 되면 대체로 자기 주관에 빠지고, 유아독존의 성향을 보인다. 자신 보다 세상을 더 많이 살고, 수많은 경험을 한 부모나 선배들의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오히려 나이 많고 경험 많은 사람들을 보수적이고, 소극적이며,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는 겁쟁이로 몰아치고, 무시하고 속으로 경멸까지 한다.
젊고 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오직 한 면만을 바라본다. 빛과 그림자는 언제나 공존한다. 실날 같이 비취는 빛은 그림자가 빛보다 더 넓은 것이다. 그런데도 그들은 오직 빛이 자신에게 비췰 것을 맹목적으로 믿고, 자신이 그림자의 영역에 들어가 결코 벗어나지 못할 수 있다는 사실은 외면하는 것이다.
그들은 TV에서 보여주는, 적은 돈으로 재벌이 된 성공신화, 실패를 거듭하면서 오뚜기처럼 살아남은 패기, ‘High Risk, High Return'이라는 서양식 격언만을 교리처럼 가슴에 새겨두고 무모한 시도를 한다.
아무리 주변 사람들이 그런 사업은 100% 망한다고 도시락을 싸들고 다니며 말려도 소용 없다. 그것은 젊었을 때 연애에 빠진 사람을 말려도 소용 없는 것과 똑 같다. 제눈에 안경이라고, 감성에 빠져 이성을 잃은 사람에게 제아무리 유익한 충고가 무슨 소용 있을 것인가.
어떤 사람이 커피숍을 한다고 하면, 물론 그 사람은 나름대로 열심히 알아본다. 커피숍을 수백군데 돌아다며 보면서 장사가 잘 되는지 알아보고, 손님이많은지, 위치는 어떤지 분석도 해보고, 인터넷을 뒤져 수많은 정보를 얻는다.
그리고 Input(투자)과 Output(수익)을 계산해 보니 매달 일정한 금액이 수익으로 떨어진다. 그리고 시간이 가면 갈수록 수익은 늘어나 몇 년 있으면 한 개의 매장 가지고 부족해서 또 다른 매장을 얻어야 하고, 그것이 유명해지면 프랜차이즈 회사로 발전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자신도 창업성공사례가 되어 매스컴을 타게 되고, 준재벌이 된다. 그야말로 너무 멋있는 드림(Dream)이다.
그는 너무 들뜬 나머지 이성을 잃게 된다. 오직 직관과 감각만으로 계산을 하고, 돈을 모두 긁어모아 창업을 한다. 식당을 차리려면 우선 점포부터 있어야 한다. 그러나 큰 돈이 없기 때문에 장사가 잘 되지 않는 값싼 점포를 얻는다. 권리금도 없는 저렴한 점포를 얻어 간단하게 인테리어를 하고, 상호를 멋잇게 붙여놓는다. 주방시설을 하고 필요한 물품을 구입해서 문을 연다. 개업식날 아는 사람들이 와서 북석인다. 모두 성공할 것이라고 Lip Service를 해준다. 돈이 안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로 연 식당에 손님들이 오지 않고, 파리만 날아다닌다. 1년을 버티기 어렵다. 그동안 엄청나게 속을 썩고, 몇천만원 내지 몇억원을 날리고 신용불량자가 된다. 가족들은 지하방으로 이사를 가야 하고, 모든 경제활동이 스톱된다.
<우리나라는 5인 미만 소규모 자영업체가 256만 개, 전체 사업체의 76%가 넘는다. 여기에 종사하는 사람은 454만명이나 된다. 전체 근로자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러한 자영업체의 매출액 비중은 6.2% 정도여서 그 영세성이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식당이나 커피숍, 빵집, 치킨 & 호프 등과 같은 특정 업종에 집중적으로 몰려 있어 경쟁력이 거의 없다.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직원을 두지 않고, 혼자 하거나 가족 중심으로 운영하는 생계형 영업을 하고 있다. 통계에 의하면, 5인 미만 사업체는 연평균 1억 원가량 매출을 올려 수익은 고작 2700만원 정도다. 그리고 이들 자영업자는 거의 쉬지 않고 중노동을 한다.>
* 직장이 없어 창업을 하거나, 또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을 하는 경우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성공하면 좋지만, 망했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를 더 비중을 두고 결정해야 한다.
* <그렇게 소극적이고 망할 위험 때문에 창업을 못하면 언제 돈을 버느냐?>는 용기 있고, 패기만만한 사람들의 조언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만일 망하면 가족들과 아주 비참한 생활을 해야 하고, 더 이상 재기할 가능성은 없다.>는 신중한 경험론자들의 조언도 깊이 새겨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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