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중학생 과외지도를 하다
2014년 1월 25일, 도서출판 정일미디어에서 ‘정우회와 영원한 스승 홍철화’라는 책이 출간되었다. 책은 정우회 회원들이 원고를 쓰고 자료를 모아 만들었다.
“여기에 실린 글들을 보면 정일학원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정우회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유지되어 왔는지, 정우회가 왜 특별한 모임인지, 홍철화 원장님 및 그 가족과 정우회 회원들 사이의 인연이 왜 각별한 것인지 들을 한 눈에 알아보고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자를 발간하는 목적도 바로 거기에 있는 것입니다”(2014년 1월 정우회 회장 김능환).
이 책에 나도 ‘정일학원에 대한 추억’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실었다. 내가 쓴 글의 일부를 여기에 옮겨 본다.
“수많은 대입 재수 학원이 있지만, 학원을 다닌 사람들이 평생 학원을 중심으로 만나서 교류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일학원은 그야말로 특별한 학원이었다. 특히 홍철화 원장님의 개인적인 리더십과 제자들에 대한 애정 때문에 이루어진 금자탑이 바로 정우회라고 할 수 있다”(김주덕, 정일학원에 대한 추억, 166쪽에서).
정일학원에 등록하고 종로학원을 찾아갔다. 대전고등학교에서 근무하시던 주본정 선생님께서 종로학원 교육상담으로 근무하시는 분이 계셔서 친구 류진열과 함께 인사를 드리러 갔다. 선생님께서는 따뜻하게 대해 주셨다. 커피도 주시고 힘을 내라고 격려해주셨다.
1학기에는 무엇을 하고 지냈는지 물으셔서. 집에서 놀고 있었다고 하니 그렇게 해서 어떻게 다시 시험을 볼 수 있겠느냐고 걱정을 하셨다. 서울 학원에서는 재수생들이 얼마나 열심히 공부들 하고 있는지 아느냐고 하시면서, 늦었지만 남은 몇 달 동안 열심히 하라고 격려해주셨다. 나는 가정형편이 어려워서 이제야 올라왔다고 대답했다. 선생님께서는 집안이 어느 정도 어렵느냐고 물으셨다. 솔직하게 대답했다.
선생님은 중학생 과외지도를 할 수 있느냐고 물으셨다. 나는 망설이지 않고 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중앙대학교 4학년생이 가르치던 중학교 3학년 3명에 대한 과외지도를 인수받게 되었다. 종로학원 선생님께서 우수한 학생이라고 추천해 주셨기 때문에 중학생 부모님들은 무조건 받아 주었다.
월급은 대학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다. 그러나 나는 아주 고맙게 생각했다. 그래서 열심히 가르쳤다. 재미도 있었다. 과외는 행당동에 있는 한 학생 집에서 했다.
일주일에 6일간 했다. 매일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 2시간 동안 했다. 나중에 다시 행당동에 가서 그 아이들 살던 집을 찾아보려고 했다. 그런데 모두 재개발이 되어 다 변하고 찾을 수 없었다. 내가 가르치던 아이들과는 끝내 연락이 되지 않았다.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한번쯤 만나 보고 싶은데 찾을 방법이 없다.
나는 아침에 만원버스를 타고 광화문에 있는 정일학원으로 가서 수업을 듣고 하숙집으로 돌아오면 저녁을 먹고 곧 바로 삼선교까지 걸어가서 버스를 탔다. 을지로 5가에서 내려 행당동 가는 65번 버스를 갈아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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