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 경동시장을 다니다
토요일 새벽에 마장동 축산시장을 들렀다. 소와 돼지를 부위별로 나누는 작업을 하는 곳이다. 좋은 고기를 싼 값에 살 수 있다. 경동시장으로 갔다. 자주 보는 단골집들이 있어 낯설지 않고 푸근한 분위기를 느끼게 되었다. 마장동 영화상사와 경동시장 영주상회 등이 단골이다.
택시 타는 곳까지 짐을 들어다 주면 택시에 싣고 온다. 시장에 가면 모두 분주하다. 먹고 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느껴진다. 어떤 노인이 허리를 구부린 채 물건을 끌고 가기에 2천 원을 주었다. 매우 고마워한다. 겉보기에 딱한 사람들을 많이 본다. 물론 내면으로는 행복할지 모른다.
피카디리 극장이 롯데시네마로 바뀌어 있었다. 그 1층에 탐앤탐스 커피숍이 큰 것이 있다. 임원빈 사장님을 만났다. 정은주 이사님도 자리를 함께 했다. 커피숍에 손님이 많았다. 원래 피카디리와 단성사는 부근에 같이 있다. 임 사장님은 라이브카페를 내부수리하고 있다.
오포 공장을 들렀다. 엘리베이터 수리 문제로 업자를 만났다. 대기업에서 수리를 해도, 막상 현장에서 수리를 하는 기술자는 하청업체에서 한다. 작업 일자는 오래 끌고, 사용승인 절차도 복잡하게 해서 소비자에게 보통 불편을 주는 것이 아니다.
어제는 어담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저녁 정식은 1인당 3만5천원이다. 그냥 깨끗한 분위기이지만 맛은 별로였다. 처음 갔을 때에는 꽤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두 번째 가서 그런지 특별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밤 늦게 들어가 라면을 하나 끓여먹었다. 신라면이 아니라 별로 맛이 없다. 하기야 배가 고프지 않으니까 어떤 음식을 먹어도 제 맛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1월 28일 수요일, 새벽에 운동을 나갔다. 수요일은 간식이 나오는 날이다. 권현석 사장님이 간식 준비를 했다. 인절미와 송편을 준비했다. 식혜까지 나왔다. 새벽에 그 시간에 떡을 만들어 배달까지 해주니 떡집에서는 아주 훨씬 더 일찍부터 일을 시작하는 것이다.
운동을 마치고 집에 들어가서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고 잠시 침대에 누웠다. 전기담요의 온도를 높이니 따뜻하고 부드러운 촉감이 느껴졌다. 아주 작은 행복을 일시 느꼈다. 그 순간에는 이 세상 어떤 것도 부럽지 않았다. 세속적인 부귀영화도 아무 의미가 없는 것 같았다.
내일부터는 구정 연휴가 시작된다. 그래서 며칠동안 사무실이 쉰다. 잠시 한 해를 돌아본다. 1년 동안 내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를 떠올려본다. 구정 연휴가 시작되었다. 4일 동안 휴가다. 결코 짧지 않은 휴식시간이다. 이 기간 동안 내 삶의 지난 세월을 돌아보고,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 생각해 보아야겠다.
겨울 밤, 별이 유난히 밝게 빛나고 있다. 무수한 별들이 떨어져 강물로 들어간다. 멀리 멀리 흐르고 있다. 별이 흐르는 강에는 사랑이 가득 담겨있다. 사랑이 넘치는 강물에서는 아름다운 음악소리가 난다. 사람들은 음악에 취해 별을 보고 사랑의 향기에 젖는다.
저녁에는 마주앙 모젤을 마셨다. 국산 화이트 와인이다. 혼자 한 병을 마셨다. 나는 원래 레드보다 화이트 와인을 더 좋아한다. 약간 스위트하고 담백한 맛이 좋다. 맛을 음미해 보니 마주앙도 괜찮은 편이다. 화이트 와인의 연한 색깔이 감성적으로 느껴진다.
술을 마시면서 CNN을 듣고 있으니 외국에 온 것 같다. 눈을 감고 조용히 사색에 젖었다. 아주 깊은 사색에 빠지다 보니 나는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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