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남양주 수동면을 다녀오다

 

 

 

2014년 1월 30일 오후에 드라이브를 나갔다. 서울 춘천 고속도로가 생각보다 막히지 않았다. 홍천까지 가서, 시골길을 걸었다. 논과 밭을 걸었다. 곳곳에 눈이 남아 있었다. 공기가 맑았다. 홍천읍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인터넷으로 찾아간 곳이다. 유명한 맛집을 찾아 주소를 입력해서 찾아간 것이다. 참 편리한 세상이다.

 

40년 된 식당이다. 막국수와 촌두부, 편육을 시켜 먹었다. 식당 안에는 주인 할아버지 사진이 크게 걸려 있었다. 창업자 사진이다. 나중에 나올 때 주인 할아버지가 들어와서 만날 기회가 있었다. 향토막걸리인 인제막걸리가 맛이 좋았다.

 

Change of Life! 가끔 우리는 삶을 바꿀 필요가 있다. 살아가는 방식을 전환해야 한다. 그것은 삶에 활력소를 불어넣기 위해서다. 익숙해진 삶에서 벗어나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새로운 곳에 집중함으로써 무엇인가 더 나은 것을 향하기 위해서다.

 

구태의연한 삶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구닥다리 인생이 된다. 사회의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고 낙오자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일년이 가고, 또 새해를 맞이한다는 것은 중요하다. 갑오년을 맞아 올 한해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2014년 2월 1일, 점심 무렵에 남양주 수동면 운수리를 향했다. 서울 춘천고속도로에 진입하니 벌써 차가 꽉 막혔다. 표를 받아가지고 들어갔는데, 그냥 갈 수 없어 돌아가는 길이라고 씌여있는 곳으로 돌아나왔다. 요금은 받지 않았다. 덕소로 해서 구길로 갔다. 그렇게 가도 화도, 마석을 통해 수동으로 갈 수 있다. 그길에는 차가 전혀 막히지 않았다.

 

화도읍으로 들어가니 던킨 도넛츠 가게가 있었다. 아메리카노 한잔과 도넛츠 2개를 테이크 아웃했다. 따뜻한 커피를 들고 산책을 했다. 날씨는 확 풀려있었다. 전혀 추운 기운이 없었다. 봄날과 같은 날씨였다. 눈도 녹고, 얼음도 녹았다. 간간히 음지에는 눈이 남아 있었다.

 

운수리로 가서 2시간 가량 산책을 했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넓은 자연을 음미했다. 논과 밭, 산과 들, 작은 계곡, 내천을 보면서 걸었다. 넓은 자연 앞에서 인간은 작고 초라하다. 정신에 비중을 두지 않으면 하찮은 동물과 같은 존재로 추락한다.

 

가급적 생활의 폭을 좁히고, 그 안에서 내적으로 충실한 삶을 사는 것이 좋다. 공연히 이 사람, 저 사람 만나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먼저 충실하게 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은 자연히 만나게 되는 것이다. 열심히 살지 않는 사람들과 만나 노는데 시간을 빼앗기는 것은 좋지 않다. 그런 일은 나중에 정말 할 일이 없어졌을 때 해도 충분하다.

 

주홍글씨 소설을 다시 읽어보았다. 누구나 지나온 과거를 돌이켜보면 고통스럽고, 아픈 추억이 있다. 슬프고, 불행했던 시절이 있다. 그런 과거를 이야기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것은 눈물을 흘릴 일이 아니라, 무엇인가 의미를 찾으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에 있었던 일들이 무엇 때문에 일어났고, 그 의미는 무엇이며,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준 것일까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거역할 수 없는 거대한 운명의 틀, 흐름을 느껴보는 것도 중요하다. 지금까지 있었던 중요한 사건, 큰 일들은 무엇인가 암시하는 방향이 있지 않을까 싶다.

 

2월 3일, 월요일이다. 5일 간의 긴 연휴를 마치고 일에 복귀하는 시간이다. 오래 일을 하지 않고 멍하니 있었더니 생활 리듬이 깨졌다. 물론 휴식이 필요하지만 그래도 일이란 것은 중단되면 원상 복귀하는 것이 힘들다. 일이고, 사랑이고 중단되어서는 안 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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