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 로스쿨평가위원회 사무총장을 하다
화경이 일본으로 돌아갔다. 오후 6시 50분 비행기를 탔다. 아이들의 개학이 다음 주 화요일이다. 아이들은 작년 12월 26일 한국에 왔다. 20일 정도 머물다 가는 것이다.
역삼동에 있는 대한변호사협회로 갔다. 위철환 대한변호사협회장님과 사무총장님을 만났다. 1시간 동안 로스쿨평가위원회 문제로 대화를 나누었다. 지하 1층 커피숍에서 노명선 교수님을 만나 커피를 마셨다.
오후 시간 내내 바빴다. 잠시도 가만히 쉴 틈이 없었다. 퇴근할 때 지하철로 왔다. 고덕역에서 내렸다. 이마트를 들렀다. 특별히 살 물건도 없었지만 그냥 구경삼아 들렀다. 기네스와 같은 특이한 맥주, 특이한 막걸리, 외국산 와인 등을 샀다. 피자 한 조각도 샀다. 대형 수퍼에 가면 지금도 미국 시애틀에서 살던 생각이 난다. Safeway를 다니면서 물건을 사던 추억이 떠오른다.
이마트에 가니 막걸리 종류가 여러 가지 있다. 조금씩 맛이 다르다. 가끔 새로운 막걸리를 보면 마셔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무난하기는 서울 장수막걸리이지만, 때로 새로운 맛을 보고 싶은 것이다.
퇴근길에 자동차 안에서 102.7 FM을 들었다. 볼륨을 높이고 음악을 듣고 있으면 기분이 좋다. 어두움이 깔리는 올림픽대로를 달리며 혼자 분위기에 젖어 있었다. 많은 욕망을 비우고 살아가고 있으니 마음이 편하다. 작은 소시민으로서 내게 주어진 일에 충실하고 부질 없는 욕심을 부리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가치가 있는 것인지 모른다.
새벽에 일어나 밖에 나가니 눈이 많이 와서 차를 덮고 있었다. 눈 때문에 차를 놓고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출근했다. 13번 버스를 타면 강변역까지 간다. 그곳에서 지하철 2호선을 타면 서초역까지 곧 바로 간다. 잠실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내려 자리도 앉을 수 있다. 겨울에는 두꺼운 잠바를 입고 있어 자리가 비좁다.
대한공증인협회 상임이사회에 참석했다. 부협회장이 된 지도 벌써 2년이 되었다. 3월 전체 총회 때 다시 선출을 해야 한다. 임기가 2년이다. 10시 반부터 1시간 반 동안 회의를 하고 서초동에 있는 신숙 식당에 가서 식사를 했다. 그곳 칼국수가 별미다. 점심시간에는 늘 자리가 없다.
일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눈이 많이 쌓였다. 길이 무척 미끄러웠다. 지하철을 탔다. 2호선, 8호선, 5호선을 타고 굽은다리역에 내렸다. 부근에 마트가 있어 들렀다. 막걸리, 와인, 골뱅이, 고등어 통조림을 샀다. 눈에 띄니 사고 싶은 것들이다.
택시를 탔다. 상일동까지 오는데 기사가 나이가 많다. 화곡동이 차고지라 이곳 지리는 잘 모른다. 길이 미끄러워 운전을 조심해야 한다고 하니, 천천히 다니면 된다고 한다. 서울이 물가도 비싸 먹고 살기 힘들다고 했더니 지방 소도시는 더 비싸다고 한다. 대부분 물건이 서울에 올라왔다가 다시 내려가니 비싸다는 것이다.
점심은 삼풍아파트 앞에 있는 삿포로 식당에서 했다. 한부환 위원장님과 이영호 원장님, 김민혁 과장님과 함께 했다. 한 위원장님 법인에 이상형 선배와 최춘근 선배가 함께 있었다. 모처럼 이상형 선배를 만났다. 최 선배는 태국 출장중이다. 나오면서 같은 건물에 있는 정해원 선배도 만났다. 참 오랜만이다.
사무실에서 혼자 점심을 먹었다. 토스트를 직접 굽고, 커피를 내렸다. 바삭바삭한 토스트의 맛을 음미하며, 커피의 진한 향을 맡는다. 행복한 시간이다. 조용한 음악이 흐르고 있다. 그 음악에 빠져 들어간다. 세상 일을 모두 잊고 잠시 어디론가 꿈의 여행을 떠난다. 고독하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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