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운명 (224)

 

이런 삼자회동이 있은 다음, 종범은 백미를 만나지 않고 서로 간에 연락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해성 역시 흑미와 만나지 않고 있었다.

 

그 이유는 원홍이 워낙 큰 일을 저질렀기 때문이었고, 백미 오빠가 워낙 강하게 나와서 백미는 오빠 무서워서 더 이상 종범을 만나기를 꺼려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런 사정을 전해 들은 흑미 역시 FM 5인방 멤버의 의리를 지키기 위해 당분간 해성을 만나지 않기고 했던 것이다. 원홍 역시 종범에 대한 관계도 그렇고, 더 이상 강행을 했다가는 백미 오빠에게 맞아죽을 수 있다는 위험을 감지하고 당분간 백미를 스토킹하는 것을 포기했다.

 

하지만 원홍은 여전히 백미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현실이 자신의 순수하고 고결한 사랑을 억누르고, 압박을 하는 것에 대해 억울한 심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우울증세가 심해지고, 밤에 잠을 제대로 못자고 고통스러워서 수면제를 계혹 복용했다. 담배도 줄담배를 피게 되었고, 술도 매일 자기 전에 소주를 한병씩 마셨다.

 

그러면서도 백미에 대한 사랑, 연정, 그리움, 보고 싶음 등을 매일 글로 써서 컴퓨터에 저장해놓았다. 그러다가 하는 수 없이 정신건강과 전문의사를 찾아갔다. 여자 의사였다. 나이는 50살 조금 넘어보였다.

 

“저는 요새 잠도 못자고, 우울증세가 심해져서 살고 싶은 의욕이 하나도 없습니다. 공부도 되지 않고, 잘 때나 깨어있을 때나, 어떤 괴물에 의해 짓눌려 있는 것 같습니다.“

“언제부터 그런 증세가 나타난 것이지요? 그리고 학생 생각에는 왜 이런 상황이 된 것 같아요?”

 

“제 환경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습니다. 다만, 제가 어떤 여학생을 좋아하고, 그 여학생도 저를 좋아해서, 같이 모텔에 가서 성관계를 가졌습니다. 저도 처음이고, 그 여학생도 첫 번째 성관계였습니다. 그랬는데, 그 후 그 여학생이 아무 이유도 없이 저를 멀리하고, 제 친구와 만나서 데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저 몰래 계속해서 성관계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 여학생을 놓칠 수 없습니다. 제 첫사랑이니까요. 그리고 그 여학생 역시 속으로는 저를 좋아하는데, 오빠가 무서워서 저를 만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증세가 심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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