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운명 (225)

 

원홍은 의사에게 설명을 하면서, 모든 것을 사실대로 말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저에게 유리한 부분만 이야기하고, 나머지는 거짓말로 둘러댔다. 여의사는 중간에 간단한 질문만 하고, 원홍이 혼자 계속해서 말을 하도록 하고,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여의사가 너무 빤히 원홍을 쳐다보고 있어 원홍은 겸연쩍었다. 그래서 시선을 아래로 내리고 말을 했다. 시선을 아래로 내리니, 여의사의 가슴이 크게 눈에 들어왔다. 너무 풍만하고 아름다운 가슴이었다. 일부러 유방확대수술을 한 것 같았다.

 

그렇지 않고서는 한국 여성으로서, 저 연세에 저렇게 크고 아름다운 가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그것은 아프리카 사람이 아닌 외국인이 100미터 육상경기에서 1등을 하는 것과 같이 불가능한 일이었다.

 

원홍은 우리나라가 성형수술의 천국, 공화국, 원조국가로서 세계에서 가장 많이 성형을 하고, 그 기술도 세계 최고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여자 의사 선생님부터 먼저 솔선수범을 하고 있으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그리고 다른 전문분야와 달리 정신건강과 의사 선생님은 진료 시간 대부분을 환자와 대면해서 마주 보고 앉아 있는 데, 저렇게 돋보이는 풍만하고 아름다운 가슴을 키큰 남자가 보면 거의 속살이 다 보일 정도로 노출시키고 있으면, 남자 환자가 정신 집중이 되지 않아 상담이 제대로 될 것 같지 않아 걱정이 되었다.

 

“학생은 명문대 의대생이고, 그에 비하면 상대 여학생은 별 볼일이 없는 것 같은데, 이상하네요? 그 여학생이 오히려 달라붙어야 될 것 같잖아요? 더군다나 깊은 관계까지 갔는데...”

 

“현재 제 심정은 그 여자를 포기하고 싶습니다. 너무 힘이 들고, 현실에 장벽이 높아서요. 그리고 제 친한 친구와 삼각관계를 만들고 싶지도 않아서요. 그런데, 이상하게 제 마음이 돌려지지 않는 거예요. 그리고 첫 번째 성관계를 해서 그런지, 그 여자는 제 여자라는 생각도 버릴 수가 없어요.”

 

“그래도 현실이 그러면 잊어야 해요. 잊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요? 우선 공부를 열심히 하고, 나중에 의사가 되면, 그보다 더 좋은 여자들이 줄로 서게 될 텐데요. 힘들어도 참는 게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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