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운명 (248)
현옥은 아버지로부터 엄한 추궁을 받았다. 12시간 동안 아무 것도 먹이지도 않고, 정신적 고문을 가했다.
가끔 주먹을 쥐고 아버지의 가슴을 치거나, 앞머리와 뒷통수를 세게 치기도 했지만, 현옥의 신체에 대해서는 직접 폭행을 하지는 않았다.
그만큼 딸을 아끼고 있었다. 아버지는 현옥이 어렸을 때부터 항상 예쁘고 귀엽고 똑똑하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자랑을 하고 살았다.
현옥의 남동생은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오직 현옥만 아끼고 현옥의 사진만 자신의 지갑에 넣어가지고 다녔다.
그런 딸의 비행을 조사하고 밝혀내고 있으려니 아버지는 미칠 것 같고, 죽고만 싶은 심정이었다.
현옥은 어쩔 수 없었다. 모든 것을 털어놓을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었다. 조장과의 관계를 모두 사실대로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허락하면 결혼하고 싶다고까지 말했다.
아버지는 기가 막혔다. 조장의 아버지 이름까지 알게 된 아버지는 깜짝 놀랐다. 조장의 아버지는 현옥의 아버지가 군에서 대대장을 할 때 수장의 아버지 중대에서 사병이었다.
수장의 아버지 김 대위를 통해 들었는데, 조장의 아버지는 문제 사병으로서 특별 관찰 대상이었는데, 아주 성격도 나쁘고 인간성이 빵점이었다고 들었다.
제대하고 나서 수장의 아버지를 통해 시장까지 하고 돈도 많이 벌었다고 하는 소문을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자 관계가 복잡하고 공무원할 때도 뇌물을 많이 먹었다고 했다.
“현옥아. 어떻게 그럴 수 있니? 네가 몇 살이라고, 머리에 피도 마르지 않았는데, 어떻게 네 멋대로 남자와 잠자리를 하고, 결혼까지 생각할 수 있니? 그리고 그 놈이 어떤 놈인 줄 알고 쉽게 몸똥아리를 줬니? 너 제정신이야? 그리고 그런 일을 저지르고 어떻게 수장과 선을 봤어?”
“아빠, 잘못했어요. 제가 미쳤었나 봐요. 지금부터는 아빠 말 들을 게요.”
“아냐. 네가 잘못한 거 하나도 없어. 모든 건 내가 잘못한 거야. 일단 학교는 휴학하고 집에 있으면서 생각해 보자. 그리고 지금 만나는 그 놈을 내가 먼저 만나볼 게. 수장에게도 말해서 모든 걸 없던 걸로 해야겠어.”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난리를 쳤다.
“당신은 왜 내 말을 안 듣고 지방으로 보냈어? 이제 어떻게 해? 몸을 다 망쳤으니 어떻게 시집을 가? 의사 되기도 다 틀렸어. 객지에 가서 혼자 있어도 아무 걱정하지 말라고 한 건 당신이야. 당신이 다 알아서 해. 나는 창피해서 못 살겠어. 내 육사 동기 친구들 딸 중에서 이런 개판인 여자 아이는 들어보지 못했어.”
현옥은 일주일 동안 아버지 집에서 외출도 못하고 감금되어 있었다. 핸드폰도 빼앗겼다. 아버지는 현옥을 데리고 이동통신사에 가서 6개월분의 통화내역을 뽑아가지고 왔다. 그걸 분석하고 있었다. 조장과 통화한 내역을 따로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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