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운명 (56)
김민첩은 지역에서 흥신소로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 지역 내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김민첩 사장은 자신에 대해서는 모든 것을 비밀로 하고 있었다.
같이 근무하는 직원들조차 사장이 어느 학교를 다녔는지, 결혼을 해서 가정이 있는지, 재산이 어느 정도인지 전혀 몰랐다.
사장의 본명은 김민첩인데, 실제 사회생활을 하는데 사용하는 이름은 다섯 개나 되었다. 영어 이름도 있었다.
Wilson Kim이라는 이름을 때때로 사용했다. 일본 이름도 가지고 있었다. 다나까라는 이름도 명함에 써있었다. 한국 이름도 ‘김택수’ ‘김반석’ ‘김명석’ 등 여러 개의 이름을 사용하고 있었다.
일년 넘게 같이 근무하는 직원들도 사장의 이름이 자꾸 바뀌니까 헷갈렸지만, 민첩은 어떤 이름을 사용해도 전혀 착오가 없이 완벽했다.
민첩은 흥신소에서 직원을 뽑을 때에는 반드시 공수부대나 해병대 출신만 뽑았다. 민첩은 그 이유에 대해서도 전혀 설명하지 않았다.
한달에 한번은 부하직원을 모두 데리고 1박2일로 특수훈련을 했다. 야간산행을 하기도 하고, 암벽등반을 하기도 하고, 바닷가에서 보트를 빌려서 해병대에서 하는 상륙작전도 훈련을 했다.
너무 맹훈련을 해서 일부 직원들은 훈련 도중 다리가 부러지기도 했고, 상어에 물려 죽을 뻔 하기도 했다. 직원으로 채용되면 일단 태권도 도장에 등록을 하고 무조건 이단까지 의무적으로 따야했다. 여직원도 예외는 없었다.
민첩은 전화도청하는 기술은 기본이고, 휴대폰을 복제하는 기술까지 습득했다. 아울러 DNA 검사하는 전문가와 문서감정인, 녹취사 등과도 제휴를 맺었다.
민첩은 경찰관이나 시청 직원과도 긴밀한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민첩은 공무원들을 접대하기 위해서 한달에 절반 가까이는 술집에서 살았다. 단골로 다니는 식당도 세군데 정해놓고 반드시 그곳만 다녔다. 보안 때문이었다.
식당의 가장 안쪽에 있는 방으로 정해놓고 민첩 일행이 식당에 가면 그 방에 서빙하는 직원도 늘 하던 사람만 하도록 했다. 식당에서는 민첩을 공인중개사로 알고 있었다. 주로 오피스텔을 분양대행하면서 돈을 많이 번 사람으로 알려져 있었다.
실제로 민첩은 시내에 오피스텔을 무려 20개나 가지고 있었다. 그 많은 오피스텔을 월세로 주었는데, 대부분 성매매를 하는 포주들이 한꺼번에 오피스텔을 여러 개 빌려서 성매매 여성들로 하여금 오피스텔에서 2교대로 성매매를 하도록 하고 있었다.
민첩은 이런 사장을 잘 알면서 특별히 이런 포주들에게 월세를 놓았다. 그 이유는 이런 성매매업자들은 수입이 좋았을 뿐 아니라, 약점이 있었기 때문에 월세를 제때에 주지 않아 법적 분쟁이 생기면 큰일 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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