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운명 (78)
남자들은 가까운 학교 동창과는 바람을 피지 않는다. 그것은 비밀이 지켜지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에서 만난 처지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마음 놓고 같이 바람을 피러 다닌다. 골프를 같이 치러가기도 하고, 해외여행도 이렇게 팀을 짠다.
공칠은 이런 상황에서 이번에 시장 선거 후보로 나온 그 사람을 찾아가서 만났다. 백상무 후보는 깜짝 놀랐다. 아무 연락도 없다가 갑자기 자신의 약점을 알고 있는 공칠이 찾아오니 무척 긴장하고 있었다.
“아니 어쩐 일이요? 그동안 잘 지냈소?”
“예. 저는 원래 하던 대로 지역 환경정화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시장 선거에 나오셨다면서요? 꼭 되시기를 바랍니다. 혹시 제가 도와드릴 일은 없을까요?”
“하하. 없어요. 마음만으로도 고맙습니다. 당선되면 한번 만나요. 같이 지역발전을 위해 상의합시다.”
시장 선거는 초반부터 매우 뜨거웠다. 기존에 시장을 하던 사람은 삼선에 도전하려고 했는데, 막판에 정당 공천을 받는 과정에서 me too에 연루되어 물의를 일으켰다.
시장으로 있을 때 유부녀인 시청 과장과 사이에 스캔들이 루머로 확산되었다. 그 유부녀 과장의 남편이 지역 언론에 폭로했다. 그 유부녀 과장은 남편과 사이가 나빠 별거하고 있었는데, 시장과 같은 교회를 다니면서 자주 만나게 되고, 가깝게 지내자 남편이 의심을 하고 시장실에 찾아가 행패도 부렸다.
시장과 과장은 두 사람 사이의 관계가 아무 것도 아니라고 극구 부인하고 있었지만, 문제가 되었던 것은 시내 모텔 바로 옆에 있는 카페에서 일요일 오후 시간에 함께 커피를 마시고 있었던 것이 문제가 되었다.
물론 시장과 과장의 수상한 만남에 대해서는 김민첩 사장이 늘 하던 대로의 추적감시망에 걸려서 입수된 것이고, 이 사진은 김 사장이 돈을 받고, 그 유부녀 과장의 남편과 시장 부인에게 넘겨준 것이었다.
그러자 유부녀 과장의 남편이 이 사진을 가지고 시장을 협박하여 돈을 뜯어내려고 하였지만, 시장은 아무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돈을 주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시장 입장에서는 이런 경우 돈을 주게 되면 더욱 불륜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돈을 줄 수도 없었다.
시장 부인 입장에서는 비록 그런 불륜이 사실이라고 해도, 시장이 부인과 평소 관계도 하지 않고 지내고 시장으로 당선이 되어 돈만 벌어오고 자신은 시장 부인으로서 폼을 잡고 살 수 있었기 때문에 문제가 되자 적극적으로 시장을 옹호하고 나섰다.
시장 부인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남편은 결혼한 다음부터 지금까지 다른 여자와 바람을 핀 사실이 전혀 없다. 오직 부인과 일밖에 모른다. 자신은 남편을 절대로 의심하지 않는다’고 강하게 남편의 결백을 주장했다. 과장도 시장과는 업무상 만난 것이고, 교회일을 상의한 것일뿐 남녀관계는 전혀 아니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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