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운명 (15)
미경은 인터넷으로 사회 분야 뉴스를 검색해 보았다. 눈에 띄는 기사가 하나 있었다. 어떤 남자 검사가 같이 일을 하던 여자 수사관을 성추행해서 대검찰청에서 특별감찰을 받았다.
대검찰청 특별감찰반은 이 남자 검사의 성범죄 정황을 포착한 뒤 그 검사를 피의자로 신분전환하고 수사를 개시했다. 대검찰청은 법무부에 그 검사의 직무배제를 요청하고 검사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도록 통보했다.
그 때문에 그 검사는 직위해제된 상태에서 강제추행죄로 구속영장이 청구되었다가 법원에 의해 기각되었고, 검찰에서는 이 검사를 불구속으로 재판에 회부했다는 것이다.
미경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일반인이 생각할 때 검찰청이라는 곳은 법을 다루고, 범죄인을 조사하는 곳이라 매우 삭막하고 딱딱한 장소일 것이다. 그곳에서 근무하는 검사나 수사관들 모두 무뚝뚝하고 냉정하고 아무런 감정이 없는 사람들로 생각된다.
그런데 그런 곳에서 어떻게 남자 검사가 여자 수사관을 성적으로 추행하고 그것이 문제될 수 있는 것일까? 그런 장소에서 그런 사람들끼리 성욕이 발동하고 그것을 어쩌지 못해 여자 수사관의 신체를 강제로 만지거나 접촉한다는 말인가?
미경은 인간의 동물성, 성적 본능의 주체로서의 남성을 생각하면서 남자라는 존재가 매우 불쌍해 보였다. 물론 이런 사건은 백만명 중의 한명이 저지르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우리나라와 같은 선진국에서 어떻게 이런 범죄가 추잡하게 계속된다는 말인가?
한편 어떤 남자가 미경과의 관계를 문제삼는 것을 보고 강 교수는 크게 놀랐다. 지금까지 미경의 태도로 보아서 이런 일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강 교수는 즉시 미경에게 연락해서 어떻게 된 일인지 따졌다.
미경의 말을 들어보니, 그 남자는 미경과 연애를 하던 유부남이었다. 천하에 둘도 없는 사기꾼이고 건달이었다. 처음에는 아주 돈이 많은 사업가인 것처럼 속였다. 명품 가방도 사주고, 다이아반지도 사주었다.
물론 나중에 알고 보니 가방도 다이아도 모두 가짜였다. 그래도 처음에는 미경에게 돈을 펑펑 썼다. 그렇게 믿게 한 다음, 미경에게 중국 사업에 투자하라고 해서, 돈 5천만원을 빌려갔다.
그걸 가지고 흥청망청 하다가 끝내 구속되어 징역을 1년 살고 출소한 것이었다. 출소한 다음 미경에게는 염치가 있어 나타나지 못하고 있었는데, 소문을 들어보니, 미경이 대학 교수와 연애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사기꾼은 강 교수를 찾아가 공갈을 쳐서 돈을 뜯어내려고 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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