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을 잘못한 판사가 스님이 된 이야기>
옛날 나는 고시공부를 하기 위해 절에 들어가 생활을 한 적이 있다. 합천 해인사 말사인 ‘길상암’과 ‘원당암’에서 먹고 자면서 공부를 했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이 세상이 너무 시끄럽고 어지러우면, 가끔 합천을 가보고 싶은 충동이 느껴진다.
밀양 표충사 절에는 효봉스님의 사리탑이 있다. 효봉스님은 스님이 되기 전에는 판사생활을 했다. 스님은 판사로서 어떤 형사재판을 했는데, 살인죄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유죄를 인정하고 사형을 선고했다.
그런데 그후 살인죄의 진범(眞犯)이 잡혔다. 스님은 자신이 억울한 사람을 살인죄로 사형선고한 사실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받았다.
그는 사표를 내고 3년 동안 엿장수를 하면서 전국을 떠돌아다니다가 불가에 귀의하여 스님이 되었고, 나중에는 조계종 종정까지 지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전직 대법원장을 비롯해서 고위 법관들을 무더기로 재판에 회부해서, 직권남용죄는 무죄가 선고되고 있다고 한다. 만일 전직 대법원장 사건에서 무죄가 나면, 담당 판사는 어떠한 윤리적,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할까 궁금하다.
만일 외국에서 볼 때 직전 대법원장이 구속되어 재판에 회부되었다가 나중에 무죄를 받았다고 하면, 한국의 사법부나 검찰에 대한 이미지 손상이 엄청날 것이다.
잘 모르는 외국 사람들이 볼 때, 한국의 대법원장이 구속되었다고 하면 매우 심각한 부정부패사범 또는 독직사건으로 인식할 것인데, 나중에 또 무죄를 받고, 무죄 형사보상금을 수령하였다고 하면, 얼마나 우스운 코미디로 남을 것인지 걱정된다.
성경을 보니 이런 구절이 나온다. <제사장과 선지자도 포도주로 말미암아 재판할 때에 실수하나니> - 이사야 28:7 -
젊은 판사들과 혈기 넘치는 검사들이 한번쯤 읽어봤으면 좋겠다. 불경에 대해서는 내가 깊은 지식이 없어 참고가 될 만한 구절을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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