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남는다는 것>

 

 

언덕 위에서 지는 해를 본다

너무 붉고, 너무 커서

가슴에 담을 수 없다

 

4월의 마지막 바람이 분다

아무런 이유 없이

눈시울이 뜨겁다

 

너와 걷던 그 길에

작은 발자국은 사라지고

무의미한 언어들이

떨어진 꽃잎 위를 뒹굴고 있다

 

홀로 남는다는 것

사랑과 고독의 경계가 흐려지고

술에 취한 것처럼

곧 떠오를 달의 그림자를 찾아

소나무 위를 본다

 

너로부터 남겨진 것들

두꺼운 껍질을 벗고

내 가슴속을 파고 드는

알몸의 실루엣에서

허망함이 강물 위로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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