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꿈>

 

꿈을 꾸고 있을 때

갑자기 봄날이 왔다

온몸으로 거부해도

아무리 저항해도

봄날은 가까이왔다

 

술에 취해 몽롱할 때

환하게 꽃이 폈다

너무 눈이 부셔

꽃을 꺽으려 기어갔다

손발이 피투성이가 되어도

꽃은 더 멀어져갔다

 

새벽에 호숫가에 새가 않는다

아무 울음소리도 내지 않고

침묵 속에서

고독의 피를 흘리고 있다

우리는 서로를 의식하지 않은 채

호수의 신음소리에 집중한다

 

눈을 들어 먼 하늘을 본다

밤새 빗물이 가슴속을 적셨다

떨어진 목련꽃의 처연한 모습

가냘픈 벚꽃잎이 눈꽃처럼

온몸을 감싼다

그렇게 봄날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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