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서 실패하고 클럽에서 일을 하다 / 작은 운명 (198)

 

현재범(50, 가명)은 고등학교 다닐 때 음악을 했다. 기타를 치고, 드럼을 쳤다. 그룹사운드를 구성했다. <지옥열차>라는 이름으로 4인조 그룹을 결성했다. 기타 2, 건반 1, 드럼 1인으로 구성했다. 재범은 드럼을 맡았다.

 

1학년 때부터 그룹을 했으니, 공부는 꼴찌를 도맡아했다. 담배와 술은 기본이었다.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있어서, 그룹의 4명은 1학년 때부터 여자 친구가 한명씩 전속으로 있었다.

 

재범의 아버지는 아들이 음악을 하는 것을 전혀 모르고, 법대에 가서 판사를 하다가 국회의원을 하라고 방향을 잡아주었다. 아버지는 그 당시 돈을 많이 벌고 있었기 때문에, 재범에게 고액과외선생을 붙여주었다.

 

재범은 기초가 전혀 없었고, 공부에 취미가 없었기 때문에 과외선생이 와도 그냥 듣고만 있었다. 과외선생님들은 처음에는 너무 기초가 없고, 머리가 나쁘기 때문에,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재범의 어머니에게 과외지도를 못하겠다고 이야기했으나, 어머니 입장에서는 그런 사실을 남편이 알면 재범이 집에서 쫓겨나갈 위험이 있었기 때문에, 선생들에게 사정사정해서 그냥 지도해달라고 부탁했다.

 

재범은 영어선생에게 팝송 가사나 해석해달라고 했다. 수학선생에게는 인터넷으로 팝송 찾는 법이나 배우려고 했다. 나중에는 과외선생들은 재범에게 공부를 가르키는 것은 아예 포기하고, 그냥 와서 잡담이나 하고 음악 이야기나 하다가 시간을 떼우고 갔다.

 

재범이 고등학교 3학년 때 애인이었던 여자 친구가 다른 친구와 성관계를 맺었다는 사실을 알고 흥분해서 자신의 애인을 건드린 다른 학교 3학년 남학생을 만나서 소주병으로 머리를 때렸다. 그 바람에 소년원을 갔다가 오는 바람에 학교는 중퇴를 했다.

 

재범의 아버지는 재범에 대해 포기상태에서 재범이 하고 싶은 대로 음악을 하도록 허용했다. 재범은 실용음악학원을 열심히 다니면서 음악공부를 본격적으로 했다. 재범이 군대에 다녀와서 커피를 배우고 있었다. 25살의 나이였다. 그런데 재범의 아버지가 바람을 피웠다.

 

재범의 아버지가 술집에서 만난 마담에게 원룸을 얻어주고, 다방을 차려주었다. 재범의 어머니는 아버지가 마담에게 돈을 자꾸 주니까 이를 막기 위해, 그 마담을 만나러갔다. 이때 어머니는 재범을 데리고 갔다.

 

왜 남의 남편에게 달라붙어서 돈을 빼돌리는 거야? 더 이상 현 사장 만나지 말고, 눈 앞에서 사라져!”

아니! 왜 그러세요. 사장님은 사모님하고 이혼하기로 합의하고 별거하고 있다고 그러던데요.”

 

마담은 재범 아버지가 자필로 써서 준 <확인서>를 보여주었다. ‘본인은 마누라와 이혼하기로 합의하였음. 현재 별거중에 있음을 확인함.’ 재범 어머니는 기가 막혔다.

 

무슨 이혼합의고, 별거야. 쓸데없는 소리 말고 빨리 헤어져.” 재범 어머니는 마담이 보여준 <확인서>를 빼앗아서 찢어버렸다. 그러면서 재범 어머니는 순간적으로 마담의 머리채를 잡아서 땅에 넘어뜨리고 짓밟았다.

 

그러자 마담은 곧 바로 재범 어머니에게 반격을 가했다. 마담은 젊었을 때 태권도나 유도 같은 무술을 익힌 것 같았다. 재범 어머니가 거꾸로 많이 맞았다.

 

이를 보고 있던 재범의 피가 거꾸로 솟았다. 사정 없이 마담의 배를 걷어찼다. 마담은 꼬꾸라졌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달려들어 말리고 누가 신고했는지 경찰차가 왔다.

 

이 사건 때문에 아버지는 아예 집을 나가버렸고, 재범은 재판까지 받고 집행유예을 선고받았다. 재범이 마담의 배를 찼기 때문에, 당시 마담은 재범 아버지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었는데, 유산을 했다.

 

이 사건으로 재범은 어머니와 같이 살면서 돈을 벌어야 했다. 아버지는 재범과 어머니와의 관계를 아주 냉정하게 끊었다. 마담과 같이 살면서 사업을 했다.

 

재범이 나중에 아버지를 찾아가서 잘못했다고 무릎을 꿇고 울면서 사정을 했으나, 아버지는, “너는 내 자식이 아니다. 이미 부자관계는 끝났다. 호적에서 이미 파서 버렸으니 나를 아버지라고 부르면 안 된다.”라고 냉정한 모습을 보였다.

 

어머니는 너무 억울해서 우울증에 걸렸고, 수시로 마담의 다방을 찾아가려고 했으나, 재범이 말렸다. 몇 년 후에 그 마담은 다른 건달과 눈이 맞아 아버지로부터 두들겨맞고 쫓겨났다.

 

재범의 어머니는 남편이 다시 집으로 돌아올 것을 기대했으나, 아버지는 마담과 헤어진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이번에는 그 다방에서 종업원으로 일을 하던 아주 젊은 여자와 동거를 시작했다.

 

마담이 운영하던 그 다방은 자연스럽게 젊은 종업원으로 사장이 바뀌었다. 재범은 음악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했다. 4인조 그룹, <지옥열차>도 해체하고 말았다. 재범은 먹고 살기 위해서 술집에서 일을 했다.

 

나이트클럽에서 일을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클럽에 놀러온 나이 든 여자들과 성관계를 자주 하게 되었다. 나이 든 여자들에게 재범은 인기가 좋았다. 잠자리기술이 좋았기 때문이었다.

 

뿐만 아니라, 재범은 여자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스타일이었다. 돈을 바라는 것도 아니었다. 여자들이 좋아하면, 재범도 그냥 좋아했다. 여자들이 선물을 하면 재범도 선물을 했다. 여자들이 돈을 쓰면 재범도 같이 돈을 썼다.

 

이상한 것은 재범은 여자를 만나도 오래 가지는 않았다. 오래 가야 석달을 넘기지 못했다. 처음에는 여자가 좋아도, 재범은 자주 만나면 더 이상은 만나기가 싫어졌다.

 

이 때문에 여자들은 재범을 바람둥이로 생각하고, 어떤 여자들은 재범을 끝까지 붙잡으려고 안간힘을 썼으나 재범은 절대로 요지부동이었다.

 

그것은 재범이 고등학교 3학년 때, 애인이 바람을 펴서 충격을 받았고, 나이 들어서 어머니가 아버지 애인 때문에 싸움을 한 사건 때문에 또 충격을 받은 영향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