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했으니까
깊어가는 가을 밤
당신의 미소가 떠오르면
나는 한줄기 바람이 되어
저 강을 건넌다
우리가 하나가 되어
꿈을 꾸고 있었던
풀밭에는 밤이슬이 내린다
한 동안 눈물을 흘렸다
어쩔 수 없는 운명 앞에서도
사랑의 끈을 놓지 못하고
눈을 맞으며 서 있었다
아무리 울어도
타오르는 불길은 꺼지지 않았다
풀벌레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당신의 속삭임이 들린다
나를 사랑하느냐는 물음에
말없이 끄덕이던 당신은
날지 못하는 날개로
처절한 몸짓을 한다
소중히 간직했던
우리들의 낡은 편지에는
눈물 자국만이 남겨져 있고
사랑했던 만큼
아픔은 깊이 새겨졌다
다시 가을 앞에서
당신의 이름을 부른다
밤이 메아리를 울려주면
우리 사랑은
가쁜 신음소리를 내며
내게로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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