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어서>

 

 

물안개가 자욱했어

너에게 가는 길에는

촉촉이 젖은 꽃잎들이

가슴 속을 파고들 때

작은 새가 둥지를 틀었어

 

주고 싶은 것이 많았는데

받고 싶은 것도 많았는데

바람 때문이었어

빗물에 젖은 침묵이 무거웠어

 

작렬하는 태양 아래

언어의 그림자는 찾지 못한 채

동행은 낯선 의미로 다가왔어

그래도 마음은 마음으로

달빛을 밤새 걸었어

 

왜 이렇게 보고 싶을까

그리움은 그리움에서 그치지 않아

창밖에 빗물이 뿌려질 때

찻잔 속으로 눈물이 가라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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